"사장님, 보셨죠?" 김해 정상규 독특한 D 세리머니 속 비하인드 스토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K3리그에서 재밌는 골 세리머니가 이목을 끌었다.
윤성효 감독이 이끄는 김해시청축구단이 지난 24일 파주스타디움에서 열린 파주시민축구단과의 2023 K3리그 16라운드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짜릿한 승리로 승점 3점을 획득한 김해는 리그 3위까지 치고 올라와 선두 경쟁에 합류하게 되었다.
두 팀 모두에게 힘들었던 이날 경기의 수훈 선수는 의심의 여지 없이 김해 공격수 정상규의 차지였다.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던 전반 16분, 좌측에서 장한영의 침투패스를 받은 정상규는 깔끔한 감아차기로 파주의 골망을 갈랐다. 이후 경기의 결승골이 된 오창권의 득점 역시 정상규의 코너킥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런 정상규가 선제골 직후 다소 독특한 골 세리머니를 보여주었다. 왼손과 오른손으로 마치 대문자 알파벳 ‘D’를 연상시키는 모형을 만들어 이를 몇 초간 지속한 것이다. 경기 후 대한축구협회 인터뷰에서 정상규는 “자주 가는 단골 식당 이름이 대박OO이다. 골을 넣으면 사장님과 알파벳 ‘D’를 만드는 세리머니를 하기로 약속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정상규는 프로무대를 거친 엘리트 공격수이다. 경희대를 졸업하고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그는, 소속 팀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2021년에 K4리그의 시흥시민축구단으로 이적했다. 그런 그의 재능은 시흥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2021년 시흥의 K3리그 승격에 큰 기여했고 이듬해 K3 무대에서 도움왕을 수상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번 시즌부터 김해에서 새 도전을 시작한 정상규는 “시흥에서는 방위산업체 선수들이 많아 동료들과 사적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하지만 김해에는 멀리서 온 선수들이 많아 단체로 시간을 보내면서 더욱 돈독해진 것 같다”라며 김해에서의 빠른 적응 비결을 언급했다.
경기 소감을 두고 “전반기 목표가 전승이었다.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해 아쉽다. 하지만 어려운 상대인 파주를 꺾으면서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한다. 후반기에는 화성시민축구단을 잡고 우승에 도전해보고 싶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경기 종료 직전 이유찬과 교체된 정상규는 그라운드를 벗어날 때까지 동료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올해 26살이 되었다. 누군가에겐 적어 보이는 나이일지라도 우리 팀에서는 고참 선수에 속한다. 그렇기에 어린 선수들에게 끝까지 힘을 주고 싶었다. 이 고비만 넘기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 말했다”며 교체 전 동료들을 향한 함성의 이유에 대해 말했다.
그러면서도 “감독님께서 전반기 점수를 50점이라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잡을 수 있는 경기들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저도 50점 평가에 동의한다. 전반기에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먼저 나와 실수할 때가 많았다. 후반기에는 부담을 내려놓고 팀 전술에 더 잘 녹아들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후반기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정상규는 “우리 팀 선수단의 평균 연령이 낮아 리그에서 고전할 것이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현재의 3위란 순위가 보여주듯이 우리는 상위권에 있을 것을 확신한다. 좋은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계시기에 우승이란 목표가 불가능하지 않을 것”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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