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조치 외면당한 4세 아이 사망…의사 5명 불구속기소

편도절제술 뒤 응급상황…골든타임 놓쳐
합병증 우려되는데도 적절한 관리 않고
대학 후배에 대신 맡기고 당직 비우기도

[서울=뉴시스]검찰 로고.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편도절제술을 받은 4세 소아가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응급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 당시 수술 집도의 등 의사 5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부장검사 박혜영)는 28일 업무상과실치사,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경남 양산 A병원 소속 이비인후과 전문의 B(39)씨 등 의사 5명과 A병원 법인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2019년 10월4일 만 4세였던 피해 아동의 편도선 절제 수술 집도의였던 B씨는 수술 후 마취 회복 중 출혈이 발생해 2차 수술을 진행했는데, 출혈 부위를 특정하지 못해 환부를 광범위하게 소작(燒灼)하고 이를 은폐한 혐의 등을 받는다.

수술 상처가 넓어진 피해 아동은 통증이 심해지고 폐렴 등 추가 합병증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 B씨는 추가 설명이나 보호자 교육 등 적절한 관리 없이 2주 후 외래 진료만으로 경과를 관찰하는 등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검찰은 봤다.

피해 아동은 편도선 수술 다음 날 부산의 다른 병원에 입원했는데, 당시 야간당직이었던 전문의 C씨는 당직 장소를 임의로 이탈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다른 병원에서 근무하는 대학 후배인 D씨에게 당직을 대신 서달라고 부탁하고도 이를 병동 의료진에게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 사이 피해 아동에게 객혈 등 응급상황이 발생했는데, 간호사의 전화를 받은 C씨는 적절한 피해자 평가 없이 전화상으로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라고 결정했다. 이후 119구급요원이 도착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지만 이미 골든타임을 놓쳐 피해 아동은 심정지와 뇌손상 상태였다.

119구급상황센터는 다시 A병원 소아과 응급실로 응급의료 요청을 했는데, 이곳에서 근무하던 전공의 E씨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했다. E씨의 응급의료 기피에 따라 피해 아동은 다시 20㎞ 떨어진 대학병원으로 옮겨져야 했다.

피해 아동은 저산소성 뇌손상이 와 혼수상태로 연명치료를 받다가 2020년 3월11일 끝내 사망했다.

검찰 관계자는 "생명이 위중한 환자의 응급의료 요청시 시행 여부를 담당 저년차 전공의의 선의에 의존하고 있었고, 최우선순위 응급환자 우선의 원칙이 이행되지 않고 있었으며, 응급의료 거부의 정당한 사유 여부를 환자 가족 등이 알기 어려운 상황임을 확인했다"며 "응급의료거부이유 및 당시 응급실 환자 현황을 보존하는 등 사후에라도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관련 시행규칙 등이 신속히 개정·시행되도록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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