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승찬 "권력의 개 되지 마라"…국방부 "국군장병 명예 실추"(종합2보)

옥승욱 기자 2023. 6. 28. 16: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검찰단 조사 전 기자들 만나 각오 전해
"권력의 개 되지 마라"…국방부 강하게 비난
국방부 "원색적 표현, 매우 부적절한 정치적 언행"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군사기밀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28일 국방부 검찰단으로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방부 검찰단과 방첩사는 부 전 대변인이 자서전에 실은 한미 국방장관들의 연례회의인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내용 등이 기밀유출이라고 판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3.06.28.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군사기밀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과 국방부 검찰단이 28일 충돌했다. 부 전 대변인이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피의자로 출석하며 "권력의 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자, 국방부는 즉각 "국군장병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부 전 대변인은 이날 오전 10시경 서울 용산 국방부 후문에서 국방부 검찰단 소환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 검찰단 조사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국방부 검찰단 출석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군사기밀이 없다는 것은 방첩사도 군 검찰도 알 것이기 때문에 당당히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 검찰단과 방첩사는 부 전 대변인이 자서전에 실은 한미 국방장관들의 연례회의인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내용 등이 기밀유출이라고 판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 전 대변인은 "책을 내기 전부터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내용을 찾아 서부지법에 냈다"며 "제가 군사기밀을 유출해서 이런 고초를 겪을 만큼 바보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15년간 군사기밀을 다뤄왔고 보안점검을 해 왔다. 책 출간할 때부터 (SCM 내용) 준비를 했다"며 "이건 일종의 괘씸죄로 본다. 제발 80년대 군부독재 시절로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권력의 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자꾸 저를 그런 쪽으로 내모는 거 같다"며 "정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던 것인데, 너무 비상식적인 걸로 이렇게 탄압하는 게 과연 옳은가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그거(총선)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역구를 고민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아직까진 고민 안하고 있다"며 "어찌됐건 이번 정권에 맞서겠다. 너무 비상식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천공 의혹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부 전 대변인은 "육군참모총장이 저한테 한 얘기이지 않느냐"며 "군에는 보고체계가 있다. 총장에게 보고되는 게 그냥 다 무시하고 소설을 보고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비서라인, 보고라인에서 팩트체크도 안하고 총장한테 보고하냐"며 "그건 군복을 입었던 분들은 다 알 것이다. 그리고 제가 중간에 확인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군사기밀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28일 국방부 검찰단으로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방부 검찰단과 방첩사는 부 전 대변인이 자서전에 실은 한미 국방장관들의 연례회의인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내용 등이 기밀유출이라고 판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3.06.28. myjs@newsis.com

이에 대해 국방부 검찰단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에서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부승찬 전 대변인이 오늘 국방부 검찰단 출석 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은 수사의 공정성과 군사법체계의 독립성을 폄훼하고 수사의 본질을 흐리는 매우 부적절한 정치적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방부 검찰단은 부 전 대변인이 사건과 전혀 관계없는 정치적 발언으로 국군장병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군사법의 공정성을 침해한 것에 대해 매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4월경 방첩사령부로부터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에 대한 사건을 송치받아 적법한 수사를 진행해 왔다"며 "특히 '천공과 관련한 내용을 수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 5월 9일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쓴 책 '권력과 안보'를 펴낸 출판사를 압수수색했다. 이에 앞서 국군방첩사령부도 같은 혐의로 지난 2월 부 전 대변인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3월부터는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부 전 대변인은 지난해 대통령실 이전을 앞두고 역술인 천공이 육군참모총장 관저와 국방부 영내 육군 서울사무소를 사전 답사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권력과 안보' 자서전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실었다.

그는 저서에 김용현 경호처장과 천공이 육군 참모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답사했다는 내용을 공관을 관리하던 부사관이 남영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에게 보고했다고 적었다.

국방부는 지난 3월 '권력과 안보'에 대해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법원이 지난 5월 기각을 결정하자 항고했다.

대통령실은 김 전 의원과 부 전 대변인은 물론 관련 내용을 최초 보도한 언론사 기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부 전 대변인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중이다.

부 전 대변인은 "지금 서울경찰청에서 조사받고 있는데 2번 출석했다"며 "(조사결과가) 어찌될 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