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메가스터디·시대인재 등 대형 학원 일시 세무조사

국세청이 사교육 대표 기업인 메가스터디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선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메가스터디 본사 건물 모습./연합뉴스

국세청이 메가스터디와 시대인재 등 대형 사교육 업체에 대한 일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수능에서 배제하라는 지시를 내린 뒤, 킬러 문항 해결을 내걸어 몸집을 불려온 학원가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28일 세무 당국과 입시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날 메가스터디, 시대인재, 종로학원 등 대형 입시 업체들에 조사관을 보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정기 세무조사가 아니라 불시에 이뤄진 비정기 세무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교육 업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지시 이후 대형 입시 학원과 초고액 수익을 올리는 일타 강사 등을 대상으로 한 세무조사 가능성을 주목해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교육 개혁 추진 상황을 보고받으며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수능에서 다루면 이런 것은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라며 킬러 문항 출제를 빼라고 주문했다. 교육 당국도 킬러 문항을 잘 풀게 해준다고 학생·학부모들에게 광고해 비싼 학원비를 받는 학원가를 이른바 ‘사교육 이권 카르텔’로 규정했다. 이에 대해 수학 일타 강사인 현우진(메가스터디 소속)씨를 비롯한 일부 유명 강사는 ‘킬러 문항 배제’ 방침에 대해 “애들만 불쌍하다”며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이번 대형 사교육 업체 세무조사는 교육부와 경찰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범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학원가 부조리 단속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교육부는 지난 22일 서울시·경기도 교육청 및 공정거래위원회, 경찰청 등과 합동으로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협의회를 꾸려 대응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7일 토익 교재와 강의로 유명한 ‘해커스’ 학원을 운영하는 챔프스터디에 대해 ‘최단기 합격 공무원 학원 1위’라는 거짓·과장 광고를 한 혐의로 과징금 2억8600만원을 부과했다.

국세청은 지난 4월에도 고액 학원 사업자 등 민생 탈세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며 “고액 학원 사업자는 수강료를 대폭 인상해 학부모들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팍팍해진 가계 살림살이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입시 업계에선 학원가와 스타 강사 등에 대한 범정부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세청은 “탈세 혐의가 있는 경우엔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고 탈세가 확인되는 경우엔 추징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