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민주당에 “정치 생명 걸어라” 오염수 공세 저지 총력전
“오염물질 나오면 우리가 책임, 민주당도 걸어라”
유승민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오만” 여당 비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오염수 위험성을 주장하는 야당 공세를 총력으로 저지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28일 양당이 추천하는 전문가 공개 토론과 방류 후 기준치 이상 방사능 오염물질이 우리 바다에서 검출되는지에 따라 정치 생명을 걸자고 제안했다.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는 이날 국회에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어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후쿠시마 괴담 대응·어민 보호 대책 간담회’를 열었다. 성일종 TF 위원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에 “방사능 괴담으로 우리 바다나 수산물이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학자가 있다면 누구든 나와서 공개토론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당이 5~7개월 후 원전 오염수가 우리 바다에 유입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그렇다면 5~7개월 후 대한민국 바다에서 채수해 (방사능) 오염물질이 나오면 저희가 책임지겠다. 민주당은 방사능 유입이 안 될 때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하라”고 했다. 성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당연히 (정치적 생명을) 걸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기준치 이상 방사능 물질이 검출된다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극단적 괴담 선동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사법 리스크로 궁지에 몰려있는 민주당과 이 대표”라며 “반면 그 피해는 전국의 어민과 국민이 떠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사법리스크와 여러 민주당의 어려움을 방탄하려는 최종병기”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친윤석열계가 주도하는 공부모임 ‘국민공감’에 운동권 출신으로 현재 횟집을 운영하는 함운경씨를 연사로 초청했다. 함씨는 1985년 삼민투 위원장으로 미 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을 주도했다. 함씨는 방사능을 보톡스에 비유하며 “독극물이 1조분의 1 있으면, 먹어도 안 죽는다”고 말했다. 함씨는 야당이 원전 오염수 위험성을 주장하는 것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귀신이 있다’고 놀래키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함씨는 “이 싸움은 과학과 괴담의 싸움이기도 하거니와, 더 크게는 반일민족주의와의 싸움”이라며 “자유를 위한 동맹을 지키는 싸움이다. 우리 공화국을 지키는 전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일본 정부에 방류를 늦추라고 요청하라는 것 등을 제안한 것을 두고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애당초 불가능한 제안들을 던져두고 정부 탓을 하려는 ‘답정너’ 요구사항”이라며 “오죽하면 민주당의 행태가 ‘반정부단체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오겠나”라고 비판했다. 성 위원장은 “민주당은 우리 정부가 반대하면 일본이 방류를 못 하는 것처럼 선동하고 있다”며 “주권국가의 권한을 우리가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처럼 선동하는 것은 괴담”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당 내에서도 원전 오염수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우리 국민 절대 다수의 반대를 좌파의 선동이 만들어낸 괴담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그런 자세야말로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는 오만”이라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원전 폭발로 발생한 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는 것은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니 과학자들도 겸손해야 한다”며 “후쿠시마 오염수가 10년 후, 20년 후 우리와 우리 자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현재의 과학이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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