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가 지켜보고 있다…페북·인스타, ‘자녀 관리’ 기능 추가
이용 시간·연락처 등 확인 가능…채팅 내용은 제외
미국과 영국 등에선 앞으로 부모가 10대 자녀들이 누구와 페이스북 메시지를 주고 받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낯선 사람과의 채팅도 제한한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0대를 위한 보호장치를 추가로 마련했다. 이런 기능은 수개월 뒤 한국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메타는 자사의 메시징 앱인 ‘메신저(Messenger)’ 등 SNS에 자녀에 대한 부모의 관리 기능을 27일(현지시간) 추가한다고 밝혔다.
메신저에는 10대가 채팅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는지와, 자녀의 채팅 상대방에 대한 연락처 목록을 부모가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자녀의 채팅 내용은 볼 수 없도록 했다.
페이스북에서는 사용한 지 20분이 지나면 ‘사용 중지’ 알림이 뜨고, 인스타그램에서는 오랜 시간 동영상을 보면 프로그램을 닫을 것을 제안하는 기능이 추가된다.
팔로워가 아닌 경우 초대장을 보내 이용자가 수락할 때까지 메시지를 보낼 수 없게 하는 등 낯선 이용자와의 채팅도 제한했다. 메타는 해당 기능을 미국과 캐나다 영국에 우선 적용하고 수개월 내 다른 국가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SNS 플랫폼이 부적절한 콘텐츠를 10대에게 노출하는 등 미성년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SNS가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는 여러 번 나왔다.
지난해 미국 브리검영대학교 연구팀은 10대가 하루 8시간 이상 SNS를 쓰면 또래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2배 높다고 발표했다. 2021년에는 메타 직원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10대 자살률을 높이는 등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얻고도 숨겼다”고 폭로해 비판이 일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 19 기간 하루 수만개의 체중 감량 동영상이 SNS에서 공유되자 섭식장애로 입원한 10대가 3배 이상 늘었다”는 조사 결과를 전하는 등 외부요인에 취약한 10대에 SNS 영향력은 더 큰 편이다.
각국에서는 10대들에 대한 보호 조치 미흡 등을 이유로 SNS 플랫폼을 상대로 한 소송과 입법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100여개 공립학교들은 청소년의 과도한 SNS 중독과 유해 콘텐트 노출 등을 문제 삼아 유튜브(구글의 자회사), 인스타그램·페이스북, 틱톡 등에 소송을 제기했다.
미 의회는 10대가 알고리즘으로 권장된 콘텐츠를 선택하지 못하게 막는 ‘키즈 온라인 안전법’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아동보호에 소홀한 기업 경영진에게 형사처벌이 가능한 ‘온라인 안전법’까지 발의됐다. 유럽연합(EU)은 오는 8월부터 유해 콘텐츠 온라인 유포를 막기 위해 도입한 ‘디지털서비스법’을 SNS 플랫폼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런 추세에 틱톡과 유튜브도 메타와 유사한 조치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미성년자의 서비스 이용 시간을 제한하고, 돈을 쓰도록 권장하는 등 상업적이고 해로운 콘텐츠는 삭제하고 있다.
한국도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등 10대들도 많이 노출된 SNS가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이고 실효성 높은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실효성과 무관하게 인터넷 윤리에 대해 사회적으로 원칙을 세우는 것은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며 “생성형 AI 시대에는 어떤 콘텐츠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는 만큼 빅테크 기업의 대응 등을 토대로 한국도 SNS 등 청소년의 온라인 이용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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