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동의 필요없다’…이동관 강행하는 尹정부 [뉴스+]

김건호 2023. 6. 2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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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내정 분위기…야당 “국민에 선전포고”
“언론 탄압에 앞장”…자녀 ‘학폭’도 갑론을박
야당 반대에도 강행 가능성, 국힘 “내로남불”

자녀의 학교폭력 논란 등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이 유력해 보인다. 여기에 국민권익위원장에는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후임 통일부 장관으로는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 산업부 장관 후임에는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번 개각의 핵심 쟁점은 이 특보다. 야당이 이 특보의 방통위원장 내정 소식에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이번 개각을 두고 인사청문회에서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28일 정치권에선 이 특보의 방통위원장 내정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29일 내각 인사가 발표될 가능성이 큰데, 각종 부정여론과 공식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이미 이 특보의 방송통신위원장행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당은 강력하게 반발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특보의 방통위원장 내정설에 대해 “(정부의) 이 특보 임명 강행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특보의 경우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정서가 예민한 자녀의 학폭문제가 불거진 만큼 윤 대통령이 대안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앞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순신 변호사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하루 만에 낙마한 이유도 자녀의 학폭문제였다.

이 특보를 대체할 만한 후보인사들도 충분했다. 김후곤 전 서울고검장과 최근 국민권익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도 방통위원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여기에 이 특보의 경우 MB정부 당시 언론탄압에 앞장섰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지난 20일 한국기자협회가 현직 기자 147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0%가 이 특보의 방통위원장 임명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는 ‘이명박 정부에서 언론탄압에 앞장선 인물’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문건엔 이 특보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일할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방송사 공정보도 분위기 조성을 위해 좌편향 기기자들의 건전보도를 유도해야 한다는 요청사항이 담겨있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특보의 임명은 강행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은 이 특보 자녀의 학폭문제가 불거진 이후 입장문을 배포했다. 이 특보는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최근 야당 대표까지 나서 무차별한 카더라식 폭로를 지속하고 있다”며 “정치권부터 정쟁을 위한 무책임한 폭로와 가짜뉴스 생산을 멈춰주길 당부드린다”고 밝힌바 있다.

대통령이 새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지명하기도 전에 내정자로 거론되는 인사가 자신을 둘러싼 세간의 논란에 대해 공개적으로 정면 반박하면서 청문회 정국이 연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이 특보가 대통령실 소속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후보 개인이 아닌 대통령실이 반박 입장문을 기자단에 배포한 것은,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그의 후보자 지명을 사실상 확정적인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여기에 정순신 사태 때와 달리 이 특보의 자녀 학교폭력 문제의 경우 피해자와 화해를 했다는 점 등 때문에 대통령과 여당은 향후 논란이 사그라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이 특보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년여 만에 지금까지 14명이나 되는 장관급 인사의 임명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없이 강행했다.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이에 대해 여당은 야당의 동의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문재인 정부가 가장 많았다고 항변하기도 한다.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 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였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야당 동의 없이 임명한 장관급 이상 인사가 무려 34명으로 역대 최대였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 문재인 정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김부겸 국무총리,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야당의 반대에도 34명의 장관급 인사의 임명을 강행했다.

현재 윤석열 정부도 만만찮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2017년5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5년간 34명이지만, 현 정부는 2022년5월부터 1년여 만에 총 14명의 장관급 인사의 임명을 인사청문 보고서 없이 강행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등이 야당의 극심한 반발에도 임명됐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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