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재난현장 매뉴얼 'VIP 의전' 뺀다…대통령도 예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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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재난 현장에서 대통령과 장·차관 등 주요 인사들의 방문과 관련한 지원과 의전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위기관리 매뉴얼'이 바뀐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재난 현장에서 주요 인사의 현장 방문 지원이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내부 회의 때 항상 해왔다"며 "재난 대응에선 실시간 신속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현장의 역량이 의전 등 다른 쪽으로 소진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얘기해왔고, 이를 각 부처에 지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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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재난 현장에서 대통령과 장·차관 등 주요 인사들의 방문과 관련한 지원과 의전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위기관리 매뉴얼'이 바뀐다. 한시가 시급한 재난 현장에서 재난 대응 역량을 사고 수습에 집중 투입하기 위한 조치다. 불필요한 의전을 매뉴얼에서 제외하라는 게 대통령실이 내린 지침이다.
28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정부는 '국가 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에 따라 재난 유형별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을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개정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주요 인사가 재난 현장에 방문했을 경우 대응에 대한 부분이다. 현재 일부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사고 수습을 총괄해야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 역할에 '주요 인사 현장 방문 준비, 지원(브리핑)', 'VIP(귀빈) 영접 준비' 등이 명시된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번 개정 작업을 통해 해당 부분을 삭제하라는 지침이 대통령실에서 각 부처에 전달됐다. 이에 따라 VIP 영접 관련 내용이 삭제된다. 취지와 무관하게 재난 현장에서 '의전'에 신경 쓴다는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재난 현장에서 대통령뿐 아니라 장·차관,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VIP들에 대한 의전 의무가 제도적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재난 현장에서 주요 인사의 현장 방문 지원이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내부 회의 때 항상 해왔다"며 "재난 대응에선 실시간 신속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현장의 역량이 의전 등 다른 쪽으로 소진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얘기해왔고, 이를 각 부처에 지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실용적 재난 대응 원칙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해 8월8일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 윤 대통령이 현장 방문에 나서지 않고 자택에서 실시간 지시를 내린 데 대해 논란이 일자 "상황이 진행 중인 초기에는 관계기관이 적극 대응하도록 총력 대응을 신속 지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대통령의) 현장 방문은 어느 정도 상황이 마무리된 이후 가는 게 맞다는 원칙을 정해놓았다"고 밝혔다.
당시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록적 폭우로 모든 인력이 현장 대처에 매진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현장이나 상황실로 이동할 경우, 보고나 의전에 신경 쓸 수밖에 없어 대처 역량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집에서 전화로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재난 현장에서 VIP에 대한 브리핑이나 보고, 의전에 신경쓰느라 현장 대응 역량이 분산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사상자 구조에 여념이 없어야 할 긴급한 시기 VIP를 위해 소방책임자가 브리핑에 나서고, 이들의 수행에 인력이 동원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2021년 6월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철거건물 붕괴참사 현장에선 기초의회 의원 등 정치인들이 요란하게 기념사진을 찍고 과도한 의전을 요구해 논란이 불거졌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을 때 자택 인근에서 닥터카를 타고 현장을 찾아 구조를 지연시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긴급한 재난 상황에서는 재난이 벌어진 곳에서 가장 밀접하게 대응하는 지자체가 재난 대응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기본 원칙이란 게 윤석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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