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 구성 DB, ‘타짜 콤비’ 앞세워 반등할까?

김종수 2023. 6. 2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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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점에서 다음 시즌 우승 후보로는 서울 SK, 전주 KCC, 창원 LG, 수원 KT 등이 꼽히고 있다. 비시즌간 전력보강을 통해 팀의 여러 가지 부분을 업그레이드 시킨 이유가 크다. 그런가운데 전력과 선수층만 보면 위 4팀 못지않은 울산 현대모비스가 복병으로 언급되고 있는 분위기다. 물론 아직 시즌이 돌아오려면 시간이 한참 남아있는 상태인지라 그 사이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를 일이며 실제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원주 DB 또한 현대모비스와 마찬가지로 겉으로 보이는 전력은 나쁘지 않다. 특히 김종규(32‧206.3cm)와 강상재(29‧200cm)라는 국가대표급 포스트자원을 둘이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가장 큰 메리트로 평가받고 있다. 외국인 빅맨까지 포함해서 기본 ‘트윈타워’는 깔고가고, 상황에 따라서는 ‘트리플 포스트’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박찬희(36‧190.3cm), 두경민(32‧183.3cm)의 베테랑 가드진 또한 이름 값에서는 나쁘지않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 아시아쿼터제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히는 이선 알바노(26‧185cm)의 존재는 그저 든든하기만 하다. ‘슈팅 능력을 겸비한 박찬희, BQ와 경기조율 능력이 보강된 두경민이다’는 평가까지 받고있는 토종, 아시아쿼터 포함 최고의 1번자원중 한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B는 다음 시즌 강호 명단에 자주 언급되지않고 있다. 충분히 좋은 전력을 가지고도 최근 3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는 등 좋지않은 성적이 이어진 부분이 크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지고있는게 적지않은만큼 준비가 잘된 DB는 상위권 후보들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중심에는 알바노가 있다. 지난시즌 DB가 가장 잘한 것 중 하나는 알바노를 데려온 것이다. 캘리포니아 산마르코스 주립대 출신 알바노는 알라브 필리피나스, 하이테크 방콕, 아이스바렌 브레머하펜 등 다양한 리그와 팀에서 경험을 쌓았다. 준수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내외곽을 오가며 돌파와 슈팅을 통해 득점을 올리는데 왼손잡이의 이점에 더해 자신만의 리듬으로 강약을 조절해가며 플레이하는게 가능하다.


낮은 연봉을 감안했을때 이정도 활약만 꾸준히 보여준다해도 만족스럽지만 거기에 더해 준수한 볼 핸들링과 시야 그리고 패싱능력까지 보여주며 이른바 대박이 났다. 슈팅가드와 더불어 포인트가드로도 국내 기준 최상급 기량을 과시했다. 초반에는 몸상태, 적응문제 등으로 론 제이 아바리엔토스 등에 다소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KBL 필리핀 선수중 최고는 나다'는 것을 입증하듯 DB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지난 시즌 53경기에서 평균 13.34득점, 5.08어시스트(전체 2위), 3.47리바운드, 1.40스틸을 기록했는데 눈에 보이는 성적보다 더 높은 팀 공헌도를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DB 입장에서는 두경민 몸값의 반절도 되지않는 돈으로 더이상 검증이 필요없는 특급 1번을 보유하게 된 것인지라 최고의 수확이라고 할 수 있었다.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주전 포인트가드가 공석인 KCC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안정적으로 리딩을 책임지고 동료들을 살려주는 플레이가 가능한 1번은 갈수록 귀해지는 추세다. 그런상황에서 알바노같은 확실한 야전사령관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DB는 든든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알바노는 성실한 성향까지 가지고 있는지라 안팎에서 신망이 높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는 몸상태까지 더욱 좋게 만든 것으로 알려져있어 더 나은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1시즌간 경험치까지 쌓인만큼 상무에서 복귀 예정인 허훈 등과 리그 최고 1번자리를 향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거기에 더해 DB는 1옵션 외국인선수 역시 국내무대에서 검증된 디드릭 로슨(26‧201cm)을 데려왔다. 로슨은 고양 오리온스 시절에도 준수했지만 특히 지난 시즌 고양 데이원 소속으로 뛰면서 가치를 확 끌어올렸다. 골밑플레이는 물론 슈팅력도 준수하고 거기에 일정 부분 리딩에도 관여하며 컨트롤 타워로서의 모습도 보여줬다.


데이원이 에이스 전성현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4강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2년차 이정현의 눈부신 활약과 더불어 로슨의 기복없는 경기력도 큰 역할을 했다. 골밑에서 도와줄 변변한 지원군도 없는 상태에서 홀로 포스트를 책임지며 득점, 수비, 패싱게임 등 고르게 활약을 펼쳤다.


거기에 힘든 팀 상황 속에서도 동료들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인성적인 측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때문에 적지않은 타팀 팬들이 '로슨이 우리 팀으로 왔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드러냈는데 결국 DB에 합류하게 됐다. 지난시즌 평균 18.73득점(전체 3위), 3.31어시스트, 9.53리바운드, 1.24스틸, 1.08블록슛을 기록한 로슨의 가세는 DB전력에 큰 플러스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알바노와 로슨이 든든한 점은 둘다 이른바 ‘농구를 알고하는 타짜다’는 평가를 받고있다는 점이다. 영리하게 볼을 잘 돌리는 선수가 있고 없고는 팀 경기력에 큰 차이를 준다. 그런 점에서 에이 플러스급 포인트가드 알바노에 이어 포인트 빅맨 로슨이 함께하는 DB의 경기력은 지난 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될 것이 분명하다. DB의 다음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 백승철 기자,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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