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중국하는 줄 알았는데”…포스코 美中 사이 줄타기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2023. 6. 2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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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은 미국, 부회장은 중국으로 출장
중국 배제 이차전지 가치사슬 구축하면서
中전고체 업체와는 합작법인 설립
쿤산에 지난달 기가스틸 공장 준공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포스코그룹이 미중 간 패권 다툼 속에서도 양국 시장 어느 한 곳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미중 충돌 최전선 중 하나로 꼽히는 이차전지와 관련해 리튬 분야에서 탈중국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반면, 전구체와 니켈은 중국 기업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해 공동생산을 추진하고 나섰다. 미국의 강력한 중국 봉쇄 정책에도 불구하고 거대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 없는 포스코의 고심이 묻어난다는 평가다.

28일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주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북미 출장을,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중국 출장을 각각 다녀왔다. 최 회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포스코퓨처엠이 생산하는 양극재 공급방안을 논의했다. 양극재는 이차전지 용량과 출력 등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또 메리 바라 GM CEO를 만나 양사간 합작 양극재 공장 증설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지난 21일 중국 최대 철강업체 바오우강철 본사에서 후왕밍 회장을 만났다. 양측은 친환경 저탄소 철강 분야에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바오우강철은 생산량 기준 세계 1위 철강사다.

재계에선 포스코그룹 서열 1·2위 최고경영자가 같은 기간 각각 북미와 중국을 찾은 것을 두고 양쪽 시장을 모두 잡으려는 포스코의 글로벌 경영전략을 엿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아르헨티나와 호주 등지에서 리튬을 추출해 국내에서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이차전지 소재 가치사슬을 구축하는 탈중국 전략을 추진해 왔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전기차용 이차전지에 쓰이는 핵심 광물이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일정 비율 이상 채굴·가공된 경우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서다. 중국을 이차전지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게 목적이다.

하지만 물밑에선 중국과 협력도 지속하고 있다. 실제 포스코그룹은 지난주 세계 1위 전구체 기업인 중국 CNGR과 합작법인을 세우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차전지용 니켈 정제 공장을, 포스코퓨처엠은 전구체 생산 공장을 각각 CNGR과 세우는 안이다.

또 포스코는 지난달 말 중국 장쑤성 쿤산에 기가스틸 전문 복합가공 공장을 준공했다. 자동차 생산량 세계 1위인 중국 시장의 리오프닝과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는 자동차 산업에 대응하려는 전략에서다. 기가스틸은 1㎟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초고강도강이다.

이차전지 소재업체인 포스코퓨처엠에게 중국은 유럽에 이른 2위 해외시장이다. 올 1분기 지역별 매출을 살펴보면 유럽 4267억원, 중국 1864억원, 미국 1345억원이었다. 철강제조사인 포스코의 경우 단일 국가 시장 중 중국이 최대 매출처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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