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4당, ‘언론장악 반대’ 공조 강화···KBS 수신료 분리징수·이동관 지명 반대
야4당이 “윤석열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를 막겠다”며 야권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야4당은 28일 김효재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을 만나 KBS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 개정 중단을 요구했다.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새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하면 총력 반대하겠다고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이 꾸린 ‘윤석열 정권 언론장악 저지 야4당 공동대책위원회’(야4당 공대위)는 이날 경기도 과천 방통위 청사에서 김 직무대행과 만나 “대통령실의 꼭두각시가 돼 공영방송 장악에 들러리 서는 행태를 멈추고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 개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면담에는 고민정·허종식 민주당, 용혜인 기본소득당,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참석했다.
야4당 공대위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실은 여론조사의 기본도 갖추지 못한 여론몰이 만을 근거로 공영방송의 공공성을 허물 수 있는 수신료 분리징수를 밀어붙이고 있고, 방통위는 대통령실의 뜻을 수행하기 위해 행정절차법상 입법 예고 기간마저도 무시하고 편법으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대위는 “방통위가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 개정안을 졸속으로 처리한다면 이는 방통위 스스로 방통위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김 직무대행에게 “반쪽 방통위 체제에서 직무대행자로서 월권이라는 점도 분명히 한다”고 경고했다.
야4당 공대위는 이날 김 직무대행을 직권남용죄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대위는 “김 대행이 방송법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는 방법으로 그 직무권한을 위법·부당하게 행사하여 직권을 남용했다”고 밝혔다.
야당은 이동관 특보의 새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강행을 “대국민 선전포고”로 여기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MB(이명박) 정권 시절 이 특보가 국정원을 동원해서 언론인들의 사상을 검열하고 인사에 부당 개입한 것 아니냐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실제 당시 청와대 요구에 따라 만든 국정원 문건 내용대로 KBS 간부들이 교체됐다. 두 번 다시는 용인할 수 없는 ‘언론판 국정농단’”이라고 비판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이동관 체제가 들어서는 순간 방송가에는 블랙리스트가 나돌고, 통신사에는 사실상의 보도지침이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 특보가 방통위원장으로 지명되면 총력 반대하기로 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당 차원의 ‘언론장악 시도 저지 규탄대회’를 바로 열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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