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만족 못하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한달…혼란·불만 가득
의사들 "우리가 플랫폼 만들자"…조규홍 장관 "법제화가 중요"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진료가 시범사업으로 이어진 지 4주가 지났으나 현장은 여전히 혼란을 겪는 모습이다. 제한적으로 허용된 약 배송이 공공연하게 진행되고 초·재진 구분 없이 진료가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 업계는 "사업하지 말라는 것이냐"라며 언짢은 기색을 숨기지 않고 의사단체는 "민간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의료 체계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플랫폼을 만들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제도 보완을 약속하며 법제화를 최대한 빨리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비대면진료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재진 환자 중심으로 시행된다. 다만 섬·벽지 거주자와 거동 불편자 등에게 초진과 약 배송이 허용되며 휴일·야간의 소아 진료는 초진이어도 상담까지는 가능하다. 희귀질환자와 수술·치료 후 관리가 필요한 환자는 병원급에서도 예외적으로 받을 수 있다.
의료계는 초진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고, 플랫폼 업체들은 한시 허용될 당시 비대면진료 상당수가 초진이었다며, 재진으로 제한하면 비대면진료를 사실상 가로막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양측 의견을 받아들인 복지부가 시범사업안을 마련했는데 불만과 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경기 성남에서 내과를 운영 중인 전문의는 "시범사업을 의사와 환자 모두 모르기도 하고 책임 소재도 애매해 안 받는 경우도 많다. 초진이 예외적인지라 유입되는 환자도 없으며 초·재진을 확인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시범사업이 3개월간 계도기간을 거치게 돼 초진·재진 진료나 약 배송 모두 제한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한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은 의사들이 볼 수 있는 공지사항에 "9월 1일부터 환자가 제한된다"며 편법 진료를 부추기기도 했다.
이와 관련, 대한개원의협의회는 "비대면진료에 민간기업이 뛰어들어 의료시스템을 왜곡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대한내과의사회도 "정비가 안 된 상태에서 시작돼 불만이 터져 나온다"며 회원 고충 상담센터를 열었다.
대한약사회도 "불가피하게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은 팬데믹 종료와 함께 종료하고 근본적으로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통해 재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단체 임원이 재택 수령 환자가 아닌데도 플랫폼을 통해 약을 배달한 일이 드러나자, 해당 임원을 윤리위에 넘기기도 했다.
플랫폼 업계는 의료인과 국민 참여 급감 등을 이유로 제도 개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원산협 회장사인 닥터나우에 따르면 19.3%였던 소아청소년과 진료 요청 비율은 시범사업 시행 후 7.3%로 줄었다. 참여 의료인도 줄었다는 게 닥터나우 주장이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의료진의 취소율이 급증했다. 취소 사유 대부분이 시범사업 대상을 확인하지 못해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분 확인 등 업무 과중으로 진료 자체를 거부하는 경향도 있는데, 이대로라면 플랫폼이 죽을 수밖에 없고 비대면진료 역시 자연 소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의 불만이 각자 다른 이유로 터져 나오자, 복지부는 의견을 듣기 위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을 구성했다. 지난 21일 두 번째 회의를 연 복지부는 본인확인을 하지 않거나 고의로 지침을 위반한 사례도 있다며 시범사업 및 계도기간에 대한 취지를 각계에 안내해달라고 요청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관련 질의가 나오자 시범사업 시행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며 법제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장관은 "거절률이 높다는 질타와 너무 의료계 의견만 수용해 실시하지 않았냐는 아쉬움과 비난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설명을 해 나가면서 현재는 현장이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 일일 모니터링을 통해 부족한 점은 바로바로 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가장 우선은 국민건강 증진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비대면진료 자체를 법제화하는 것으로 국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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