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편곡까지"…지니뮤직, `지니리라`로 AI 창작 생태계 확장

기자간담회서 '베타버전' 공개
플랫폼 체류 늘려 수익성 도모
원작자 저작권 문제 해결 기대

김준호(왼쪽부터) 주스 대표, 박현진 지니뮤직 대표, 김형석 PD가 28일 서울 강남 지니뮤직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지니뮤직 제공

지니뮤직이 28일 서울 강남 사옥에서 AI 기술로 구현한 악보기반 편곡 서비스 '지니리라' 베타버전을 공개했다. 지니뮤직 제공

박현진 지니뮤직 대표가 28일 강남 사옥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지니리라'로 구현하고자 하는 AI 음악 상생 생태계를 설명하고 있다. 윤선영 기자

28일 서울 강남 지니뮤직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니리라'를 활용해 바흐 스타일로 편곡한 김형석 PD의 히트곡 'I Believe'가 현악 4중주 라이브로 공개됐다. 지니뮤직 제공

지니뮤직이 AI(인공지능) 창작 생태계 키우기에 나섰다. 누구나 좋아하는 음악을 디지털 악보로 구현하고 손쉽게 편곡할 수 있도록 돕는 AI 음원 서비스를 공개했다.

지니뮤직은 28일 서울 강남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기술로 구현한 악보 기반 편곡 서비스 '지니리라(genie.Re:La)' 베타버전을 공개했다.

'지니리라'는 MP3를 업로드하기만 하면 AI가 즉석에서 디지털 악보를 그려주고 이용자가 그 악보를 편집해 편곡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니에서 리메이크 음악을 즐겁게 부르자'라는 의미를 담았다.

AI는 음악 산업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음원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이 직접 경험하는 AI는 주로 개인 맞춤형 음악을 추천해 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지니뮤직은 AI 활용 범위를 창작의 영역으로 넓혀 차별화를 꾀하고 이용자들의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려 수익성까지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니뮤직은 '지니리라'가 평소 작곡·편곡에 관심 있던 소비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한편 원작자들의 저작권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작자들이 2차 저작을 원치 않는 음원의 업로드는 제한한다.

저작권을 보호하고자 정식 유통되는 음원만 업로드할 수 있으며 작업물은 서버 내에만 저장할 수 있다.

박현진(사진) 지니뮤직 대표는 "AI를 음악 산업에 어떻게 접목할까 많은 고민을 해왔다"며 "리메이크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만족을 주고 저작권을 가진 이들에게도 추가적인 수익원과 저작권 보호를 해주는 방안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지니뮤직은 연내 서비스를 고도화해 이용자들이 편곡한 음원이 판매까지 되도록 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원작자에게도 수익이 배분될 수 있도록 2차 생산 저작물 정산 시스템도 투명하게 구축할 예정이다.

지니뮤직은 지난해 10월 AI 스타트업 주스를 인수한 바 있다. 주스와 함께 '지니리라' 공개에 발맞춰 AI 음악 생태계를 확대에 공을 들인다. 그 일환으로 'I Believe', '사랑이라는 이유로' 등 1400여곡의 히트곡을 낸 김형석 PD가 운영하는 음원 IP(지식재산권) 전문 플랫폼 뮤펌과 '아이엠 리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김형석 PD의 유명 히트곡을 '지니리라'로 재탄생시키고 하반기 중 지니뮤직을 통해 음원까지 발매하는 시도다. 이날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지니리라'를 활용해 바흐, 모짜르트, 베토벤 스타일로 편곡한 'I Believe'가 현악 4중주 라이브로 연주되기도 했다.

지니뮤직과 주스는 연내 아티스트들의 창작에 도움을 주는 툴로서 '지니리라' 프리미엄 서비스도 선보인다.

창작자들의 즉흥 연주를 악보로 변환하거나 갑자기 떠오른 악상을 허밍으로 녹음했다가 추후 악보로 전환·작업하는 방식 등이다. 향후 KT와 협력해 아시아권 등 글로벌 시장으로 AI 리메이크 사업을 확대, K-팝 음악의 가치를 알린다는 포부다.

다만 최근 AI 분야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저작권 침해 이슈와 이용자들의 거부감 등은 넘어야 할 산이다.

AI 저작권 문제와 관련해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 대표는 "'지니리라'는 허용된 악보만 AI가 생성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현재 지니뮤직이 서비스하는 1900만개의 음원 가운데 약 70%인 1300만개는 이용 허가를 받았고 나머지 30%는 '저작권자 요청에 의해 악보 생성을 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뜬다"고 설명했다.

김형석 PD는 "음악은 감정을 표현하거나 받아들이는 것이다 보니 AI가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면서도 "결국 품질 문제로 귀결된다고 생각한다. 품질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다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AI가 만들었다고 불편할 것이란 생각은 상쇄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