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오염수에 걸핏하면 과학"…`저격수` 이용 "다수주장이면 지구도 평평?"

한기호 2023. 6. 2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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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후쿠시마원전 시찰단 설명회 한번 하고 행방불명"
"당정 85% 반대국민 개돼지취급…과학의 한계 생각해"
학계·정부선 세슘 공포론 반박…이용 "劉, 사실파악 안돼"
"일일브리핑 본인이 놓쳐놓고…사드·광우병도 과학론 잘못?"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용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이용 국회의원·유승민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가 지난 6월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초청돼 '후쿠시마 방류 안전한가?'를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연합뉴스>

중국인 영주권자 지방선거 투표권을 제한하겠다는 당 방침에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비판하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 문제에 "과학의 한계"를 언급한 반윤(反윤석열)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연이어 저격 대상이 됐다.

친윤(親尹)계 초선인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과학의 한계' 운운하는 유승민 전 의원은 과학이 아닌 선동을 믿겠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으로 후쿠시마 원전 현장 정부시찰단(단장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을 겨냥 "중간 설명회 한번 하더니 행방불명"이라며, 대통령·정부·여당의 '방사능 괴담 비판'에 대해선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는 오만"이라며 "일본 방류의 앞잡이"라고 비난했다.

유 전 의원은 특히 여론조사상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국민이 85%라며 "걸핏하면 '과학'을 외치며 방류에 찬성하시는 분들도 '과학의 한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사실상 원자력학계 과학자들까지 겨눴다. 그는 "폭발한 원전의 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는 건 후쿠시마 원전이 세계 최초"라며 "한국과 중국의 정상가동 원전에서도 삼중수소가 나온다지만 세슘, 스트론튬 같은 강력한 방사성 물질이 정상 원전에서 나오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오염수 ALPS(다핵종제거설비) 정화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가 중심이었던 논쟁을 세슘 등까지 넓힌 셈이다. 정부에선 이날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이 "(초창기가 아닌) 개량된 현재 상태의 ALPS 기준으로는 배출기준 이상 검출되는 핵종은 없는 것으로 현재까지는 잠정 확인됐다"고 선 그었다. 일일 100t 가량 발생 오염수의 ALPS 정화 2023년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기준치 초과 물질은 없으며, ALPS 자체가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재처리 과정을 거친다고도 했다.

세슘 논쟁을 겨냥한 듯,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으로 "2011년 3월21일 후쿠시마 앞바다 세슘농도 측정치는 올해 6월 현재 방류대상 탱크 내 세슘농도의 1000배가 넘었다"며 "탱크는 총 130만톤, 후쿠시마 앞 바닷물은 몇톤인지 모르겠다. 비교가 되느냐"고 지적했다. "2011년 후쿠시마 앞바다는 현재 저장탱크보다 더한 물(오염수)이 넘실거리고 있었고,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에서) 그 영향을 볼 수가 없었는데 갑자기?"라고 반문했다.

유 전 의원의 주장에 이용 의원은 "사실관계부터 틀렸다. 후쿠시마 시찰단장은 지난 15일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매일 일일브리핑을 진행하며 언론의 물음에 답했다. 심지어 오늘도"라며 "자신이 뉴스를 놓친 걸 행방불명이라 말하나. 애초에 오염수 방류의 결정권은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있기에 우리 시찰단과 정부는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KDI(한국개발연구원) 출신 정책전문가 타이틀을 달고 중차대한 국정 현안을 논평하면서, 이같은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않았다니 경악을 금할 수가 없다"며 "또한, 85%라는 '숫자'를 무기로 '과학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도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유 전 의원의 논리대로라면, 다수가 '(지구가) 평평하다'고 주장할 경우 '지구가 둥글다'는 과학적 진실도 바뀌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알 만큼 알고 배울 만큼 배우신 분이 어쩌자고 저 같은 언어도단으로 여론을 호도하려 드시나. 현재 명백한 선동 공작으로 판명된 광우병 사태 당시에도 90%에 달하는 국민이 미국소 수입에 반대했는데, 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라며 "경부고속철 터널, 제주 해군기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자파에 대해서도 '과학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은 정부·여당의 잘못이라고 하시겠나"라고 되물었다.

이 의원은 "자신의 지식을 과신한 나머지 뉴스도 보지 않고 논평하는 유 전 의원께 무리한 부탁일지 모르겠으나, 지난 6일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한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의 대담 영상이라도 시청해보시길 권한다"며 "분에 못 이겨 학자적 양심마저 져버린 채 민주당식 선동에 동조하는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한편 이 의원은 지난 26일에도 유 전 의원을 향해 "중국인 투표권, 후쿠시마 오염수, 사교육 카르텔 등 현안에 대한 논평은 국익은 안중에도 없는 저열한 민주당식 선동 정치를 방불케 한다"고 맹비판했다. 특히 당일 KBS라디오에서 유 전 의원이 "중국은 민주적인 선거도 없는 나라인데 그런 나라에서 투표권을 안 준다고, 그 나라에서 온 사람들(중국인)에게 투표권을 안 주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했다.

이 의원은 "유 전 의원 주장만 보면 마치 선거를 하는 민주주의 국가는 영주권자에게 모두 투표권을 제공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미국·일본·유럽 등 대다수 선진국은 영주권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지 않는다. 최근 들어서야 미국 특정 주, 북유럽 일부에서 외극인에 예외적으로 허용한 정도"라고 반박했다. 그는 "상호주의 개념은 고사하고 각국 법제현황에 대한 이해조차 없이 전제조차 틀려먹은 선동성 주장을 일삼고 있다"고도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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