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메가스터디·종로학원·시대인재 전격 세무조사
세무당국이 메가스터디와 종로학원, 시대인재 등 대형 사교육업체들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정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킬러문항’을 고리로 사교육 이권 카르텔을 조준하고 있는 가운데 비정기 세무조사가 이뤄진 것이어서, 사교육 업체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입시업계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메가스터디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시각 종로학원과 유웨이, 시대인재 등 대표 사교육업체들도 세무조사가 진행됐다.
이번 세무조사는 사전에 예고하고 5~6년에 한번씩 진행되는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불시에 착수하는 비정기 세무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오늘 세무조사를 받고 있으며 최대한 협조하여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세무조사를 받은 또다른 입시학원 관계자는 “3년 단위 정기 세무조사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실시하겠다는 통보를 미리 받는데 오늘은 사전통보 없이 조사관들이 오전에 서류 등을 가져갔다”며 “매우 이례적이지만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사교육 시장의 이권 카르텔 등 비위와 관련해 “사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면 생각해볼 수 있다”며 엄정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이후 정부가 동시다발적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만큼, 사교육업계에 대한 정부 압박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세무조사에 앞서 교육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사교육업체를 대상으로 법 위반 행위가 있는지 살펴보는 작업에 착수했다.
교육부는 지난 22일부터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개설해 사교육·수능 유착 의심 신고, 교재 구매 강요, 교습비 초과 징수, 허위·과장광고 등의 신고를 받고 있는데, 신고가 마무리 되면 공정위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날 메가스터디 등 세무조사와 관련해 국세청은 “개별 세무조사 사안에 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특정 업체가 아니라 여러 사교육업체가 동시에 세무당국의 조사대상에 오르면서, 국세청의 부정기 세무조사가 사교육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4월 고액의 특강료 등으로 현금 매출을 누락하고, 자녀에 편법증여한 학원사업자들 10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선 바 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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