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으로 변한 바다를 다시 숲으로" 포항시·포스코 '맞손'

김정혜 2023. 6. 2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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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와 포스코가 바닷속 해조류 서식지가 사라지는 '백화현상(갯녹음)'을 막기 위해 바다 숲을 조성하기로 하고 손을 맞잡았다.

포항시와 포스코는 28일 포항시 남구 효자동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서 '블루카본(Blue Carbon)' 협력 워크숍을 갖고 바다 숲 조성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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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리에 인공 어초 102기 투입
철강 부산물로 개발·미네랄 풍부
3년 전 울릉도 추진...0.4㏊ 조성
생태계 회복에 탄소 절감도 기대
경북 포항시와 포스코 등이 28일 포항시 남구 효자동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서 바다 숲 조성을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는 블루카본 워크숍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경북 포항시와 포스코가 바닷속 해조류 서식지가 사라지는 ‘백화현상(갯녹음)’을 막기 위해 바다 숲을 조성하기로 하고 손을 맞잡았다.

포항시와 포스코는 28일 포항시 남구 효자동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서 ‘블루카본(Blue Carbon)’ 협력 워크숍을 갖고 바다 숲 조성 방안을 논의했다. ‘푸른 탄소’라는 뜻의 블루카본은 육지의 숲처럼 바다의 해조류들이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머금고 있는 탄소를 가리키는 용어다. 실제로 바다 숲은 1㏊당 연간 3~16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한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이번 바다 숲 조성은 지난달 포스코가 RIST가 개발한 인공 어초 ‘트리톤’ 102기와 블록형태의 어초 700개를 포항시 북구 청하면 청진3리 앞바다에 투하하면서 시작됐다. RIST는 1987년 포스코가 전액 출연해 설립한 전문연구기관으로, 포스코와 함께 철강 생산 중에 발생하는 부산물인 슬래그를 활용해 인공 어초 트리톤을 개발했다. 그리스 신화에서 바다의 신 트리톤에서 이름 딴 이 인공 어초는 가로 1.83m, 세로 1.83m, 높이 1.50m의 피라미드 형태로, 주재료인 철강 부산물에 칼슘과 철 등 미네랄 함량이 높아 해조류 성장과 광합성을 촉진한다. 2012년 전남 여수엑스포에서 해양수산부와 포스코의 민관협력 성과로 소개됐고, 이후 효과를 인정받아 세계자연보전총회(WCC)와 세계지속가능발전협의회(WBCSD)에 우수사례로 뽑혔다.

포스코는 현재까지 국내 30여 곳의 연안에 트리톤 총 7,654기를 제작해 투입했다. 지난 2020년 5월에는 울릉군 서면 남양리 연안 마을어장에 트리톤 100기와 블록 750개를 설치해, 0.4㏊의 바다 숲이 형성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울릉 남양리 어장은 RIST에서 신규 개발한 바다비료를 시범 투입하는 등 복원 노력에 애쓴 결과, 어초에 붙은 해조류의 무성함을 나타내는 피복도가 50%에서 100%로 증가하고 해조류 생체량은 40배 이상 늘어났다.

포스코가 2020년 5월 경북 울릉군 남양리 마을어장에 설치한 인공 어촌 '트리톤'에서 해조류가 자라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항은 동해안 연안 바다 중 갯녹음이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포항시와 어민들은 이번 바다 숲 조성으로 해조류가 복원되면 어획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4년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이 동해안 12개 시·군의 수심 15m 이내 연안을 정밀 조사한 결과, 전체 암반 1만7,054㏊ 가운데 35.6%인 6,079㏊가 갯녹음이 심각한 상태로 나타났다. 갯녹음이 가장 넓게 발견된 곳은 포항시로, 전체 암반의 64%에서 진행 중이었고, 울산시가 46.4%, 영덕군이 38.6%로 뒤를 이었다.

김남일 포항시 부시장은 “포스코와 RIST가 개발한 트리톤에 블루카본 해조류가 무성하게 자랄 수 있도록 포항시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해양 생태계가 회복돼 수산자원이 증대되고 이산화탄소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희근 포스코 안전환경본부장은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유관기관과 블루카본 연구 협력 및 논의를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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