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일은 미래를 예견하는 것”
‘개미’ 출간 30주년 맞이해 방한
인류 멸망막는 ‘꿀벌의 예언’ 출간
차기작은 이순신 장군서 영감받아
데뷔작인 ‘개미’의 국내 출간 30주년과 신작 ‘꿀벌의 예언’ 출간을 맞이해 방한한 그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일이 아닌 즐거움”이라며 입을 열었다. 꿀벌이 사라진 뒤 인류 멸종의 위기가 닥친 미래를 바꾸기 위해 주인공 르네가 시간대를 넘나들며 고투하는 이야기를 다룬 신작을 두고 “개미와 마찬가지로 사회적인 동물인 꿀벌에도 관심을 가져왔다”며 “인간이 먹는 과일이나 채소의 70%가 꿀벌의 수분으로 얻어진다고 한다. 꿀벌들의 멸종위기를 통해 인간과 자연관계의 중요성을 알게 되어 이 책을 썼다”고 소개했다.
베르베르는 한결같이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펼치며 현재의 상황에 대한 혜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소설을 써왔다. 그는 “‘제3인류’를 통해 조류독감이나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인간을 파괴하는 모습을 그렸고, 미국의 9·11테러 이전에 집필한 ‘천사들의 제국’에서도 항공기가 도시를 공격하는 도구로 쓰인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책 속에서 긍정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항상 미래를 생각하며 글을 쓰기에 현실의 뉴스들이 글쓰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밝혔다.
AI(인공지능)가 점점 영역을 넓혀가는 상황을 두고는 오히려 긍정적인 부분을 찾으려는 모습이었다. 지난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AI 규제기구의 필요성을 말하기도 했던 그는 “AI는 불이나 인터넷처럼 사용하기에 따라 다른 도구”라며 “AI가 이미 존재하는 ‘개미’의 후속작을 쓸 수는 있겠지만 나는 주제도 문체도 전혀 다른 새로운 작품을 쓸 것이다. 모두 조금 더 과감하고 독창적으로 작품을 써야 할 것이고 SF 장르에서는 오히려 질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순히 말뿐만이 아니었다. 베르베르는 내년 국내에서 나올 예정인 신작 ‘왕비의 대각선’을 두고 “이순신 장군의 대단한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한국에 와서 고유의 문화를 발견하고 에너지를 발견하는 건 즐거움이자 놀라운 경험”이라고 말하며 한국 독자들에게 또 다른 선물을 예고하기도 했다.
베스트셀러 작가이면서도 상복은 없었던 그는 스스로를 “문학을 배우지도 않고 그저 스토리텔링을 일로 삼은 체제 밖 작가”라고 규정했다. “문학상 수상작들은 독자들이 살지언정 잘 읽지 않는다. 내 유일한 관심사는 대중에게 다가서는 것뿐”이라며 개의치 않은 그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사인회와 북 콘서트 등 일정을 소화하며 한국 독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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