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장마 시작인데…'280㎜ 물폭탄' 광주·전남 피해 눈덩이(종합)
60대 수문 관리자 실종 수색 지속…전남 1862㏊ 농작물 피해
(광주=뉴스1) 최성국 이수민 이승현 기자 = 광주·전남에 이틀간 쏟아진 최대 280㎜의 물폭탄으로 피해가 속출했다.
함평에서는 수문을 점검하려는 60대가 실종됐고 농작물 피해 규모도 현재 1800㏊를 넘어섰다.
◇이틀간 280㎜ 물폭탄…시간당 최다 강수량 경신
2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정체전선에서 유입된 따뜻한 수증기와 북서쪽에서 내려온 차고 건조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중규모 저기압이 형성, 이틀간 광주·전남에 거센 장맛비를 뿌렸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광주의 누적 강수량은 운암동 283.8㎜, 광주 조선대 252.5㎜, 풍암 250.5㎜, 광산 222.5㎜, 과기원 193.5㎜, 무등산 191.5㎜ 등을 기록했다.
전남에서는 담양 봉산 222.0㎜, 화순북 210.5㎜, 함평 202.0㎜, 보성 200.0㎜, 곡성 191.0㎜, 나주 190.5㎜, 함평 월야 172.0㎜, 여수 171.9㎜ 등을 나타냈다.
특히 시간당 50~70㎜로 쏟아진 집중호우는 지역 피해규모를 키웠다.
시간당 최다 강수량은 함평 71.5㎜, 고흥 도하 55.5㎜, 구례 성삼재 55.0㎜, 보성 54.5㎜, 광주 54.1㎜, 광양 49.6㎜ 등으로 광주와 광양에서는 각각 5년, 3년 만에 최고값을 경신했다.
폭우에 역대급 천둥·번개도 동반돼 시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천둥·번개가 치기 시작한 27일 오후 4시부터 이날 오전 4시까지 12시간 동안 낙뢰 횟수는 광주 223회, 전남 2902회 등 총 3125회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각 지역에 친 낙뢰를 합한 것보다도 많은 수치다. 지난해 1년 동안 광주에 친 총 낙뢰는 113회, 전남은 2834회였다.
◇하루 밤사이 119신고만 '2937건'…266건 안전조치
하루 밤사이 쏟아진 집중호우는 광주·전남에 크고 작은 생채기를 남겼다.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광주 119에 신고된 침수피해 신고는 2312건이었다.
광주소방본부는 이 중 160건이 주택·상가 침수, 차량 침수, 하수구 역류 등 실질적인 침수 피해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수치를 집계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국립공원 무등산 2개 탐방로, 양동복개상가 하부주차장, 우석지하차도, 광천1교, 광천2교, 광암교, 광신대교 등 하부도로 등 13개소가 여전히 통제되고 있다.
남광주교차로-지산사거리, 공항사거리 지하차도, 계수사거리 천변좌하로, 동림동 성당 입구, 각화 IC~각화 사거리 등 도로도 통행이 제한됐다.
도시철도 1단계 6공구 구간에서는 하수관거 누수로 인한 토사 유출로 상수관로가 이탈했으며 이로 인해 인접해 있는 인도가 침하됐다.
조선대 치대건물 앞 2차로에서도 씽크홀이 발생했으며, 북구 망월동 광주동초교 앞 석곡천 제방은 30m 가량 유실돼 마을이 침수 위험에 놓였다. 다행히 비가 그치면서 실제 주민 대피는 이뤄지지 않았다. 북구는 이날 중 해당 제방 응급 복구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구 풍암동의 한 아파트 옹벽도 붕괴돼 안전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같은 기간 전남소방본부에는 625건의 119신고가 접수됐고, 가로수 정리, 도로 장애물 제거, 배수로 정비 등 106건에 대한 현장응급조치로 구슬땀을 흘렸다.
28일 오전 5시4분쯤에는 곡성에서 축사 축대 붕괴 신고가 접수됐고, 오전 1시28분쯤 담양에서는 수해작업 차량이 물에 잠겼다는 신고도 있었다.
농작물 침수피해 규모도 크다.
현재까지 나주 486㏊, 보성 415㏊, 고흥 307㏊, 곡성 154㏊, 여수 145㏊, 장성 125㏊, 함평 85㏊ 등 벼와 콩 1862㏊의 농작물에 대한 침수 신고가 접수됐다.
나주와 보성에서는 멜론, 애호박 등 총 3.8㏊의 시설 하우스 침수피해도 나왔다.
많은 비와 함께 천둥과 번개가 치면서 정전 피해도 발생했다. 전날 오후 11시40분쯤 나주 부덕동과 세지면, 봉황면 등 총 355세대가 정전돼 이날 오전 3시쯤 복구됐다.
◇60대 수문 관리자 실종…수색 작업 지속 전남 함평군 엄다면 송로리에서는 전날 오후 10시32분쯤 수문 확인 작업 중이던 A씨(68·여)가 실종됐다.
A씨는 남편과 함께 배수문 관리자로 지정돼 강한 비가 내리자 급히 현장 점검을 나갔고, 농경지 부근에서 실족해 하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소방대원 78명과 경찰 100명, 의용소방대 13명, 유관기관 25명 등 총원 216명을 투입해 A씨의 행방을 수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광양과 순천, 무안에서는 5세대(5명)이 집중호우 사고 우려에 대피했다. 이 중 3명은 비가 멈춘 뒤 귀가했고 2명은 친척집에 머무르고 있다.
광주 동구 소태동의 한 주택에서는 수목이 집을 덮쳐 5세대(12명)이 임시주거시설이나 친척집으로 대피했다.
◇피해 집계 안 끝났는데…250㎜ 더 내린다
현재 비는 소강상태를 보이며 산발적으로 소나기가 내리고 있지만, 기상청은 29일 오전부터 비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29일부터 30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광주와 전남 100~200㎜, 많은 곳은 250㎜다.
특히 29일 밤부터 30일 낮 사이에는 전날처럼 시간당 30~60㎜의 집중 호우가 예보돼 기상 특보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돌풍과 함께 강하고 잦은 천둥·번개도 동반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다시 많은 비가 예상되는 만큼 축대 붕괴, 산사태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며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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