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회사 선수금 8조원 넘었다…7년 만에 2배, 가입자 830만명

공정위, 선수금 할부거래업체 현황 발표

상조회사 등 선불식 할부거래업체 가입자가 800만명을 돌파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상조회사 등 선불식 할부거래업체 가입자들이 낸 선수금 규모가 8조원을 넘어섰다. 2016년 약 4조원에서 7년 만에 두배 넘게 불어난 것이다. 가입자도 800만명을 돌파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이런 내용의 2023년 상반기 선불식 할부거래업체 현황을 발표했다. 선불식 할부거래는 소비자가 사업자로부터 받게 되는 상품·서비스 등의 대금을 2개월 이상의 기간에 걸쳐 2회 이상 나누어 미리 납입하는 계약을 말한다. 올해 3월 말 기준 관련 업체는 총 79개로, 가입자 수는 833만명에 달했다. 2016년 3월 419만명에서 7년 만에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가입자가 낸 선수금 규모도 같은 기간에 3조9290억원에서 8조3890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가입자 수가 5만명 이상인 업체는 21곳이었다. 이들 업체 가입자 수는 772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92.6%를 차지했다. 반면 가입자 1천명 미만은 12곳으로, 이들 업체 가입자는 약 3900명에 불과했다.

선수금 규모 역시 상위 업체에 집중돼 있었다. 상위 21개 업체(가입자 5만명 이상)의 선수금 규모는 7조7170억원으로 전체 선수금의 90.7%에 달했다. 반면, 하위 12개 업체(가입자 1천명 미만)는 약 46억원에 그쳤다.

상조회사 등 선불식 할부거래업체 가입자가 낸 선수금 규모는 2016년 3조9천여억원에서 8조3천여억원으로 7년만에 두 배 넘게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

한편 올해 처음 통계에 포함된 크루즈 여행 업체 7개사의 가입자는 6만여명이고, 선수금 규모는 94억원이다. 기존에는 상조회사만 선수금 할부거래업체로 규정됐지만, 2022년 할부거래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여행업체도 법 테두리 안으로 들어왔다.

공정위가 선수금 보전 의무를 점검한 결과 76개 업체는 법정 보전비율을 지켰지만 3개 업체는 평균 37.2%의 보전비율을 보여 규정을 위반했다. 가입자가 낸 선수금을 회사 마음대로 빼 쓰는 일을 막기 위해 선수금 보전 의무를 지켜야하는데, 상조상품은 선수금의 50%, 여행상품은 20%를 보전해 둬야 한다.

공정위는 향후 조사를 거쳐 규정을 어긴 것을 확인할 경우 경우 시정명령을 부과하고, 이를 어기면 고발 조치를 할 계획이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