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과는 사뭇 다른 그림···5년 만에 K리그1서 울산-전북 구도가 깨질까

윤은용 기자 2023. 6. 2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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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선수들이 지난 24일 대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경기에서 이긴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압도적인 선두 울산 현대, 그리고 그 뒤를 쫓는 여럿의 경쟁자들. 이번 시즌 K리그1은 전북 현대의 압도적인 우승으로 싱겁게 끝났던 2018년을 연상케 한다. 전북이 떨어져 있는 지금 시점에서는 2019년부터 이어져 왔던 울산과 전북의 1~2위 싸움이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시즌 울산은 19경기를 치른 현재 승점 47점으로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34점)에 13점이 앞선 1위를 질주하고 있다. 19경기를 치르면서 단 2번 밖에 패하지 않았고, 무려 15승을 올리며 승점을 착실하게 챙겼다.

이렇다 보니 오히려 선두 싸움보다 2위 싸움이 더 흥미진진할 지경이다. 현재 2위 포항부터 8위 전북까지 승점 차는 고작 7점에 불과하다. 매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뀌니 울산의 선두 독주 못지 않은 관심이 이쪽에 쏠려 있다.

마치 전북의 2018년을 연상케 하는 부분이다. 2018년 전북은 좀처럼 지지 않는 빼어난 경기력으로 스플릿 라운드(현 파이널 라운드)가 시작하기도 전에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전북의 최종 승점은 86점으로, 2위와 무려 21점 차이가 났다.

2018년은 전북의 압도적인 우승과 더불어 전북과 울산의 양강 체제가 구축되지 않은 마지막 시즌이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당시 2위는 울산이 아닌 경남FC였다. 2018년에 K리그2에서 승격한 경남은 시즌 시작부터 돌풍을 일으키더니, 끝내 승점 65점으로 63점의 울산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8년 이후로는 K리그1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축구팬들은 잘 알고 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의 4년간은 늘 전북과 울산이 리그 1위 아니면 2위였다. 이 두 팀이 우승 경쟁의 최유력 후보였고, 실제 결과도 그랬다. 2019~2021년의 3년 간은 전북이 막판에 울산을 제치고 극적인 우승을 맛봤고, 2022년에는 울산이 전북의 끈질긴 추격을 떨쳐내고 마침내 염원하던 리그 우승을 맛봤다.

단 페트레스쿠 전북 현대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오랫동안 이어져 오던 현대가의 양강 체제가 이번 시즌 오랜만에 깨질 가능성이 생겼다. 8위로 처져 있는 전북이 상위권으로 올라갈 가능성은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김두현 감독대행이 물러나고 새로이 전북 사령탑으로 부임한 단 페트레스쿠 감독은 데뷔전에서 광주FC에 쓴 맛을 제대로 봤다. 김진수, 백승호, 홍정호 등 주축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려 제대로 된 전력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아픈 요소다.

전북이 반환점을 돌아선 지금도 고전하고는 있지만, 많은 축구 팬들은 여전히 전북이 파이널A에는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평가해 최선봉에서 우승 경쟁을 펼칠 힘은, 적어도 이번 시즌에는 없다. 포항, FC서울, 제주 유나이티드, 대전 하나시티즌 등 울산 아래 자리한 상위권팀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다. 양강의 한 축이 허물어지고 그 자리를 또 누가 채울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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