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최대 365㎜ '물 폭탄' 쏟아진 광주·전남 피해 급증(종합)
강수 집중된 하루 동안 피해 신고만 광주 185건·전남 85건
(광주·무안=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광주·전남에 나흘간 최대 365㎜의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농작물, 시설물 침수 등 피해가 잇따랐다.
앞으로 4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피해는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광주 나흘간 강수량 365㎜…함평 시간당 71.5㎜
2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한 지난 25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누적 강수량은 광주 365.2㎜, 구례(성삼재) 310.5㎜, 나주 309.5㎜, 화순(북면) 304㎜, 곡성 300㎜, 담양(봉산) 272.5㎜, 광양(백운산) 272㎜, 보성 267.3㎜ 등을 기록했다.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함평 71.5㎜(27일), 나주 60.5㎜(26일), 고흥 55.5㎜(28일), 구례(성삼재) 55㎜(27일), 보성 54.5㎜(28일) 등을 나타냈다.
광주와 광양에서는 각각 5년, 3년 만에 시간당 강수량 최고 수치(극값)를 경신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남 여수에도 시간당 40.8㎜의 비가 내려 역대 세 번째로 강한 비가 내린 날로 기록됐다.
장맛비는 잠시 주춤해졌지만, 저기압 영향을 받아 이날 오후부터 5∼40㎜ 더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주민 1명 실종·주택 침수 등 피해 속출
밤사이 많은 양의 비가 강하게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전남에서는 현재까지 85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는데 나주, 담양, 함평, 화순 등에서 많았다.
전날 오후 10시 32분께 함평군 엄다면에서는 60대 수리시설 관리원이 하천 수문을 점검하던 중 실종돼 소방대원 90여명이 일대를 수색 중이다.
이날 오전 5시 38분께 화순군 백아면에서는 하천이 범람했고 담양에서는 주택, 농막이 물이 잠겼다.
화순에서는 빗길에 미끄러진 승용차가 전복돼 운전자 등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영암에서는 차도에 세워진 차량이 침수됐다.
곡성에서도 이날 오전 5시 4분께 축사 축대가 무너지고, 양식장이 침수되는 피해를 봤다.
이 밖에 여수, 고흥, 광양 등을 포함해 전남에서 주택 침수 41건, 도로 침수 33건, 기타 11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광주에서는 소방본부 집계 기준 밤사이 185건의 폭우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오후 10시40분께 광주 북구 동림동 죽림지하차도에서는 쏟아지는 빗물에 대피하지 못한 시내버스가 물에 잠겨 버스 기사가 자력으로 대피했다.
광산구 우산동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남구 백운광장·진월교차로 일대, 서구 풍암동·금호2동 주민센터 인근 차도도 물에 잠겨 소방 당국이 배수 조치를 했다.
이날 오전 6시32분께 광주 서구 풍암동 한 아파트 뒷산에 있던 석축이 무너져 토사, 나무가 아파트 1개 동쪽으로 흘러내렸고, 동구 소태동 한 주택에서는 소나무가 쓰러져 인근 5세대 주민 12명이 산사태 우려로 긴급 대피했다.
오전 5시 30분께는 광주 북구 석곡동 석곡천의 제방이 일부 유실돼 마을 주민 100여명이 인근 초등학교 강당으로 대피했고, 각화IC와 조선대 인근 등 도로에서는 폭우 피해로 차량 운행이 일부 통제되기도 했다.
전남지역 1천800여ha 농경지 침수…정전 피해도 곳곳
모내기와 수확을 앞둔 농가들의 침수 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후 현재 공식 집계된 벼 침수 피해 면적은 나주 486㏊, 보성 415㏊, 고흥 307㏊, 곡성 154㏊, 여수 145㏊, 장성 125㏊, 함평 85㏊ 등 총 1천862㏊로 오전 추정치(277㏊)보다 7배가량으로 늘었다.
나주, 보성에 있는 시설하우스 3.8㏊도 침수돼 멜론, 레드향, 애호박, 고추 등 수확을 앞둔 농작물의 피해가 발생했다.
낙뢰 등으로 인한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전날 오후 11시 40분부터 나주 부덕동, 봉황면, 세지면 일대 335가구 전력 공급이 3시간 20분 동안 중단되면서 주민들은 폭우 속에 불편을 겪었다.
광주 광산구 임곡동 일대 상가와 성내 마을 등 100여 가구에서도 전기가 1시간 20분 동안 끊겼고, 광양시 중동 한 상가와 보성군 벌교읍 한 주택에도 정전이 발생했다.
비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교통 통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전남 섬 지역을 오가는 53항로, 83척 여객선 중 18항로, 25척 운항이 통제됐다.
무등산, 지리산 등 국립공원 등산로 출입도 금지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피해 현황이 공식 집계된 만큼 농가의 복구 지원을 돕겠다"며 "내일, 모레도 비 소식이 있으니 지역민들은 안전 관리에 신경을 써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da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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