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DJ 묘역 참배로 첫 공식 일정···“나라가 어지러운 시기”
1년간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8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참배로 귀국 후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 전 총리는 “김대중 대통령은 제 정치의 원점”이라면서 정치 활동 재개를 알렸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전 9시30분쯤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의 김 전 대통령 묘역 앞에 분향한 후 약 30초간 묵념했다. 설훈,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배 일정에 함께했다.
이 전 총리는 참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대중 대통령은 제 정치의 원점”이라며 “그래서 1년 전 출국할 때 여기 와서 출국 인사드렸던 것처럼 귀국 인사를 드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전 총리는 참배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라가 어지럽고 국민이 괴로운 시기, 원점에서 정치를 다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우선 인사드릴 곳에 인사드릴 것”이라며 “현재는 거기까지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총리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일정도 검토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기자들이 ‘당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말의 뜻이 무엇인가’를 물었으나 답하지 않았다.
이 전 총리가 친이낙연계 의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리라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앞서 이 전 총리는 귀국 이튿날인 지난 25일 측근들인 설훈·김철민·박영순·윤영찬 민주당 의원, 신경민 전 의원 등과 서울 종로구 자택 인근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김 의원은 당시 이 전 총리에게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역할을 해주시면 좋겠다”며 “어떤 위치에서 역할을 할지보다는 어떤 내용으로 역할을 할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한 중진 의원은 “이 전 총리가 이재명 대표와 혁신 경쟁을 한다면 이 대표도 긴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가 당 통합에 기여해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이 전 총리에게 “정치 행보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이 대표부터 만나서 세 가지를 함께 결의하라”며 “첫 번째, 함께 검찰 정권에 맞서자. 두 번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함께 저지하자. 세 번째, 당의 혁신을 위해서 힘을 모으자”라고 제안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 전 총리와) 이 대표와의 갈등을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분열과 갈등에 지친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기대를 이 전 총리가 잘 알 것”이라며 “우리 당을 지남철과 같은 역할로 잘 결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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