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추경론에 스텝꼬인 野 “건전성 중요하지만 재정준칙은…”

전경운 기자(jeon@mk.co.kr) 2023. 6. 2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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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준칙 선뜻 동의못하는 野
당대표가 35조 추경 연일 압박
“민생 최후 보루는 재정”
민주당 토론회선 반대 목소리
“현 국면서 추경 바람직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6월 국회에서도 재정준칙 도입 합의에 실패하면서 관련 논의도 하반기로 넘어가게 됐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재정건전성의 중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재정준칙과 함께 경제 활성화 방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며 합의를 미룬 탓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추진할 것을 연일 요구하고 나서면서 민주당이 재정 지출을 통제하기 위한 재정준칙 도입에 선뜻 동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매일 위기 경보가 울리고 있지만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며 “또 말씀드린다.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 취약계층 보호,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경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벼랑 끝 민생을 구할 최후 보루는 재정뿐이다. 경기 회복, 민생 회복에 나서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정부·여당을 향해 추경에 나서라고 재차 압박을 가했다.

이처럼 이 대표가 추경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재정준칙 도입을 논의하는 여야 사이에서도 ‘경제 활성화’ 대책이 쟁점으로 새롭게 떠올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계부채가 늘고 세수가 줄어드는 것은 경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라며 “그 해결책을 내면서 재정준칙을 함께 논의하자는 것인데 그런 얘기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어려울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안도 만들어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야당이 추경 편성과 재정준칙 도입을 연계해서 처리하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야당이 요구하는 대책이 추경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야당은 이같은 관측에는 선을 그었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유동수 민주당 의원은 전날 “재정준칙과 추경을 같이 묶어 처리하자는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재정준칙을 우리가 수용하지 않을 명분이 다소 빈약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받아주기만 할 수도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민주당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는 현시점에서 추경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국회에서 열린 ‘정부 내수 활성화 대책의 문제점과 대안’ 토론회에서 “민주당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경을 하자고 말씀하는 것으로 아는데, 지금 국면에서 바람직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한편으로는 물가가 올라간다고 하면서 확장 재정을 하겠다는 것은 모순된 이야기”라며 “우리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안 좋은 국면에서 가장 적합한 게 무엇인가를 봐야 한다. 취약계층 보호와 대출, 한계기업 등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입법조사처는 재정준칙을 도입하더라도 경제·사회적 변화를 고려해 제도를 계속 개선시켜 나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냈다.

입법조사처는 이날 공개한 ‘재정준칙 도입 논의 동향 및 쟁점’ 보고서에서 “특정한 형태의 재정준칙이 재정운용의 어려움을 일소에 해소하는 만능열쇠는 될 수 없다”며 “경제·사회적 구조의 변화에 따른 한도식의 수정, 경제 부진·위기 등에 대한 예외조항 발동 여부, 후속 관리 방안의 적정성 등 재정준칙의 정교화 논의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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