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경색 속 지방정부들 교류 재개 물꼬

이종섭 기자 2023. 6. 2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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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한 김태흠 충남지사(가운데)가 지난 27일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경제기관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인천시장과 충남지사 등 광역단체장들이 잇따라 중국을 찾고 있다. 한·중관계 경색 국면 속에서 지방정부들이 먼저 양국간 교류 재개의 물꼬를 트는 분위기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28일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를 방문해 제19회 중국서부국제박람회 환영 리셉션에 참가했다. 김 지사는 지방정부간 교류·협력과 투자 유치를 위해 전날 7박8일 일정으로 중국을 찾았다. 충남도는 2018년 쓰촨성과 자매결연을 맺은 바 있다. 당시 양측은 자매결연을 통해 대규모 경제 교류를 등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몇 년간 교류가 중단된 상태였다. 올해 중국이 국경을 재개방하면서 다시 지방정부간 교류의 물꼬를 트기 위해 김 지사가 중국을 방문한 것이다.

김 지사는 29일 정식 개막하는 중국서부국제박람회에 참석해 도내 참가기업들을 격려하고, 30일에는 쓰촨성장을 접견한 뒤 두 지방정부간 자매결연 5주년 기념식도 가질 예정이다. 또 방중 기간 산시(陝西)성 시안(西安)과 상하이,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등을 잇따라 방문해 차세대 스마트폰 제조 기업 및 이차전지 설비제조기업 등의 투자 유치 활동을 벌인다.

김 지사는 전날 베이징에서 가진 한국 언론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한국과 중국은 역사적으로 헤어지고 싶어도 헤어질 수 없는 관계이며 수교 이후 몇 십년 동안 교류를 이어왔다”며 “지금 중국과의 관계에 껄끄러운 부분이 있지만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또 앞서 베이징 주재 경제기관단체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충남은 중국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과 대중국 수출전진기지로 육성 중인 당진평택항 등 기반 시설을 갖추고 있다”며 “이번에 중국 내 3개 기업을 방문해 투자를 권유하고 실행을 위한 협약도 체결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하루 앞서 유정복 인천시장도 중국을 찾았다. 유 시장은 톈진(天津)에서 열리는 하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30일까지 중국에 머물 예정이다. 올해 중국에서 4년만에 열리는 하계 다보스포럼을 개최하는 톈진은 인천과 자매 결연을 맺고 있는 도시다. 유 시장은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경제 지도자들과 교류하며 인천을 홍보하고, 인천시와 톈진시가 자매 결연 30주년을 맞아 공동 주최하는 동아시아문화도시 정책포럼과 인천시립무용단 축하공연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또 이번에 톈진시와 자매 결연 30주년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교류·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중국의 국경 재개방으로 한동안 중단됐던 한·중 지방정부간 교류가 재개되면서 하반기에는 상호 왕래와 교류·협력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국가간에 외교적으로 마찰이 있거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더라도 지방정부간에는 이를 뛰어넘는 교류가 가능하다고 본다”며 “지방정부간 교류는 경색된 국가간 관계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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