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 청년몰 화재 소상공인 지원책 마련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강원 속초시가 지난달 발생한 청년몰 화재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에게 피해복구와 영업 재개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청년상인들은 하루속히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한 달간 환경정화활동을 겸한 침묵시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28일 시에 따르면 화재 발생 직후 부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속초 청년몰 화재 피해 수습 대책본부'를 구성한 후 화재 수습에 대한 대책 회의와 관계기관 현장점검, 피해 소상공인과의 간담회 등을 통한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시행에 나섰다.
우선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에게 1개월분 긴급생계비 총 1천700만원을 지난 26일 긴급 지급한 데 이어 적정성 심사를 통해 최대 6개월까지 추가 지급할 계획이다.
또 상인들에게 회의 공간인 임시 사무실을 제공하고 물품 보관용 컨테이너 1개도 청년몰 주차장에 설치했다.
아울러 대출 시 이자의 2.5%를 2년간 지원해 주는 속초시 소상공인 육성자금 이차보전금 지원 사업을 청년몰 피해 상인들만 두 배로 확대, 5% 이자를 2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점포별 대출금액은 최소 3천만원에서 최대 7천만원까지며 NH농협 속초시지부를 통해 즉시 신청 가능토록 조치했다.
정상 영업 중인 점포만을 지원 대상으로 하던 강원신용보증재단과의 특례보증 협약도 재해로 인해 임시 휴업 중인 점포까지 가능하도록 확대해 보증기간 5년 이내에서 업체당 최대 5천만원까지 특례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속초시 소상공인 시설개선 지원사업에 청년몰 피해 상인을 우선 포함해 점포 내외부 인테리어 비용 등 시설개선비로 점포당 300만원까지 현장 심사 없이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14일 화재로 소실된 속초 청년몰은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지원받은 청년몰 조성사업비 30억원으로 옛 속초수협 건물을 리모델링해 2020년 4월 24일 오픈했다.
1층에는 20개, 1층에는 1개 점포가 입주했다.
시는 그동안 시설개선과 구조보강 등에 61억4천만원을 투입했다.
아울러 보증료 없는 월평균 19만원의 저렴한 임대료에 지난 3년간 9억8천만원의 마케팅 및 축제 예산을 투입하며 관광과 청춘의 핫플레이스로 육성하고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공실 발생이 잦은 1층의 경우 상당수 점포는 지난해 월평균 매출액이 300만원대 이하로 나타나 속초시는 새로운 성장방안 마련을 놓고 고민해 왔다.
시 관계자는 "화재 피해를 본 청년몰 건물은 정밀 안전진단을 거쳐 철거 또는 활용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상인들이 요구하는 재건축 후 재입점 약속, 대체 공유재산 요구에 대해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청년몰 조성사업이 지난해로 종료된 점과 속초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2016년 전통시장 2층에 추진했던 청년몰 사업이 효과를 보지 못했던 점을 고려, 청년몰을 재조성하거나 유사 사업을 진행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는 추가적인 지원책과 시가 가입한 지방행정공제회를 통한 입점 상인들의 보상 여부에 대해서도 법적 검토를 계속하는 등 청년상인들이 조속히 영업을 재개하고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병선 시장은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재기를 꿈꾸던 청년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져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며 "청년몰 상인들이 하루빨리 영업을 재개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업 재개를 위한 시설 마련 등을 시에 요구하고 있는 청년몰 상인들은 이날 청년몰∼속초시청 앞 구간에서 정화 활동을 겸한 침묵시위를 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앞으로 한 달간 주중에는 청년몰∼시청 구간에서, 주말과 휴일에는 속초해수욕장에서 환경정화활동을 겸한 침묵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박현수 청년몰협동조합 대표는 "생계가 달린 분도 있는 만큼 하루빨리 영업을 재개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며 "재정적인 지원은 각자의 신용 상태에 따라 도움이 되는 분도 있고 되지 못하는 분도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mom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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