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선관위, 특혜채용 의혹 조사 비협조” 검찰 수사요청 시사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선관위 채용 비리 실태조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권익위원회가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특혜채용 의혹 전수조사와 관련해 “선관위가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고 선관위를 압박했다.

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권익위는 지난 14일부터 중앙선관위 및 17개 시·도 선관위를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며 “그러나 선관위는 국민과 약속을 저버리고 권익위 현장조사에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위원장은 “선관위에 최근 7년간의 채용 실태 점검을 위한 필수 자료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중앙선관위는 자녀 특혜채용 의혹 규명을 위해 필수적인 경력경쟁채용 자료 중 2017년 1년 치와 2018년 자료의 일부만 제출하고 다른 자료 제출은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위원장은 “공무원 채용에 비해 훨씬 문제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공무직 등 비공무원 채용 자료는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비공무원의 정규직 전환 자료도 제출하지 않아 정규직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친인척 또는 지인 찬스가 없었는지 전혀 조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부위원장은 “선관위가 인사 관련 기초자료인 정원·현원표, 조직도, 직원 명단도 대부분 미제출했다”며 “제출 자료의 진위 확인, 미제출 자료 점검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사시스템 열람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검찰 수사를 받을 수 있다고 압박했다. 정 부위원장은 “권익위의 전수조사를 수용하겠다는 약속마저 채용비리처럼 국민을 속이기 위한 술책이라면 권익위 임의조사를 중단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선관위 직원들을 검찰에 수사를 요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부위원장은 ‘선관위가 어느 정도로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검찰 수사에 넘길 건가’라는 질문에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기준”이라며 “(권익위 조사로) 진실이 안 밝혀지면 누군가 나서 진실을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익위는 자체 행정조사 결과를 검찰에 이첩 송부해 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