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내리겠다는 삼양, 매출 65% 차지하는 ‘불닭볶음면’은 뺀 이유
삼양식품이 삼양라면 등 12개 대표 품목에 대한 가격 인하에 나섰다. 정부가 ‘라면값 인하’를 거론한지 9일만이다. 다만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불닭볶음면 가격은 인하하지 않기로 했다.
삼양식품은 “7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짜짜로니·맛있는라면·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한다”고 27일 밝혔다.
삼양라면(5입)의 경우 할인점 판매가 기준 3840원에서 3680원으로 4.2%, 짜짜로니(4입)는 3600원에서 3430원으로 4.7%, 열무비빔면(4입)은 3400원에서 2880원으로 15.3% 내린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60년 전통의 국민 라면인 삼양라면 등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제품을 포함한 10여 종의 다양한 품목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가장 잘 팔리고 있는 불닭볶음면은 가격 인하 대상에서 제외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지난해 삼양식품 전체 연간 매출에서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65%에 달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볶음면은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편인데 국내와 해외 가격을 맞춰서 운영해야 한다”며 “국내 가격 인하 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커 쉽게 가격을 인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불닭볶음면 시리즈 매출은 상당수가 해외에서 나온다. 삼양식품의 올 1분기 해외수출비중은 64%로, 해외매출에서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농심과 오뚜기도 내달 1일부터 라면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농심은 신라면 출고가를 50원(4.5%) 인하하기로 결정했고, 오뚜기는 스낵면 등 라면류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라면업계의 가격 인하 결정은 최근 제분사의 밀가루 가격 인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는 지난 18일 국제 곡물가격 하락을 이유로 라면 가격 인하 필요성을 언급했고, 정부는 지난 26일 주요 제분사 관계자들을 불러 밀가루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 제조사들은 3~9% 수준으로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한편 지난 5월 라면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월보다 13.1%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2월(14.3%) 이후 14년 3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