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형제'를 잘 보라카이…정우→오만석, 연기는 기본·인성까지 甲 [종합]

장우영 2023. 6. 2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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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제공

[OSEN=장우영 기자] ‘기적의 형제’가 박찬홍 감독의 페르소나들과 함께 ‘나쁜 엄마’를 뛰어 넘을 수 있을까.

28일 JTBC 새 수목드라마 ‘기적의 형제’(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박찬홍 감독과 배우 정우, 배현성, 박유림, 오만석, 이기우 등이 참석했다.

‘기적의 형제’는 ‘윤동주’가 되고 싶지만 현실은 빚뿐인 작가 지망생 육동주(정우)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정체불명의 소년 강산(배현성)이 시간의 경계를 넘어선 진실 찾기를 통해 기적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다.

무엇보다 ‘기적의 형제’는 지난 24년간 호흡을 맞춰온 대한민국 드라마계의 ‘거장 콤비’ 박찬홍 감독과 김지우 작가의 11번째 작품이다. 인간에 대한 폐부를 찌르는 통찰력, 클래스가 다른 깊이 있는 서사, 그리고 한국 드라마사를 관통하는 저력을 선보여 온 두 사람이 이번엔 어떤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울림을 선사할지 기대가 높아진다.

박찬홍 감독은 “전작에서는 사회 문제에 많이 다뤘는데 정공법으로 다가갔다. 주제가 묵직하기에 보시는 분들이 무겁게 받아들인 면이 있다. 그걸 피하려고 한 건 아니다. 사실을 방송을 통해 보여준다는 건 중요한 접근 방법이라 생각하지만, 이번에는 경쾌한 방법을 사용해보자 하는 생각을 했다”며 “살다보면 기적을 바랄 때가 가끔 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어떤 부조리한 상황에 처할 때가 있는데 드라마로 구체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우는 작가 지망생 육동주로 분한다. 동주는 시인 윤동주를 사랑한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대로 글쓰기에 재능을 보였지만, 국문과 졸업 후 7년째 등단하지 못한 인물이다. 가진 거라곤 빚과 사고뭉치 엄마뿐이라, 각종 아르바이트로 생활고를 버티며 소설을 쓰고 있는 그에게 신원미상의 소년이 뚝 떨어지면서 예상치 못했던 미스터리에 휘말린다.

정우는 “‘기적의 형제’ 라는 대본이 좋다는 소문을 들었다. 대본 보면서 2~3번 정독하며 느낀 건 거두절미하고 밀도 있고 순도 높고 끝내주는 글이었다. 끝장나는 글이어서 선택을 하게 된 게 첫 번째다. 빈틈을 찾아볼 수 없어서 잔기교를 부릴 수 없었다. 동주라는 인물을 보면서 감정선에 따라서 대본을 읽을 수밖에 없는데 동주 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마다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고 납득이 됐다. 완성도에 감탄했다. 현장에서 연기를 했을 때 나와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느낄 정도로 시너지가 느껴졌다”며 “박찬홍 감독님이 훌륭한 작품을 많이 하셨다. 이 기회에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축복이 주어져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아가서 현장에서 감독님의 에너지, 연륜에서 묻어나는 리더십 등을 느끼면서 이 작품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우는 “어떤 설정을 넣을 필요가 없는 대본과 캐릭터였다. 감독님, 작가님이 내가 확신을 가질 수 있게 응원과 위로를 해주셨다. 이렇게 표현을 해주시는 감독님은 처음이어서 감사드린다. 주연 배우여서 그렇게 해주신 게 아니라, 대사가 없는 작은 비중의 배우들에게도 박수를 주시는 분이다. 그러니 모두가 신나서, 흥이 나서 미친 듯이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배현성은 특별한 능력을 지닌 정체불명의 소년 강산 역을 맡았다. 사고로 기억을 잃고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강산에겐 언제부터 생긴지 알 수 없는 타인의 고통과 절망을 온몸으로 느끼고 그들의 마음의 소리를 읽는 신비로운 능력을 가졌다. 배현성은 “오디션 보기 전에 대본을 읽었는데 앉은 자리에서 한번에 다 읽을 정도였다. 그만큼 재밌었다. 멋진 감독님, 작가님, 선배 배우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해보지 못한 초능력이라는 장르가 흥미로웠다. 형제의 티키타카,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재미있어서 꼭 합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초능력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배현성은 “초능력을 연기하는 건 처음이라 촬영 전에 제작진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연기를 열심히 했다. 조금은 힘들었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배현성은 정우와 케미스트리에 대해 “정우 선배님의 작품을 재미있게 봐서 기대를 했다. 대본 리딩부터 촬영 현장까지, 잘했다고 칭찬도 해주시고 조언도 해주셔서 굉장히 행복한 촬영이었다”고 말했다. 정우는 “참 고맙다. 배현성도 박유림 못지 않게 훌륭한 성품을 가졌는데 잘생긴 얼굴이 마음에 든다. 연기를 보면서 ‘내가 저 나이 때에 저렇게 연기를 할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스크린 데뷔작 ‘드라이브 마이 카’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입성하는 등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안방극장에선 아직 낯선 얼굴인 박유림이 연기할 박현수는 오리무중에 빠진 살인사건을 집요하게 좇고 있는 강력계 형사다. 범인을 심문할 때도 큰 소리 내지 않고 차분히 물고 늘어져 제풀에 입을 열게 만드는 스타일로, 육동주와 강산의 진실 찾기가 2년 전부터 조사 중인 살인사건과 맞물려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형제와 동행한다.

박유림은 “처음 대본을 읽고 굉장히 새롭고 독특하면서 특별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마음이 이끌렸다. 작가님의 대본은 읽는 것만으로도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살아있음을 느껴져서 매력적이었다. 각 캐릭터들에 대해 애정이 많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저도 오디션 준비하면서 감히 박현수라는 인물을 나만의 색깔로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이 났고, 박찬홍 감독님과 김지우 작가님의 배에 탑승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박유림은 “‘기적의 형제’ 이전에 배우로서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믿어주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꼭 전하고 싶다. 현장에 적응하는데 있어 느린 편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는데, 선배님들과 호흡하는데 있어, 현장에 적응하는데 있어서 치열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정우는 “호흡을 맞추는 선배님들이 베테랑들이다. 기에 눌릴 수 있는데 전혀 아니었다. 부담과 압박이 컸을텐데 너무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오만석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의문의 남자 카이로 ‘기적의 형제’에 함께 하며, 이기우는 육동주의 대학 문학 동아리 동기이자 출판사 대표 이명석으로 분한다.

오만석은 “단도직입적으로 딱 잘라 말한다면, 다양한 캐릭터들이 사건을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제가 있어야만 해결이 가능하다. 내가 없으면 드라마가 진행이 안된다”며 “‘아름다운 세상’에 참여했기에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빠져나갈 수 없는 늪과 같았다. 다시 호흡하신다는 부분을 들고 제안을 받자마자 바로 하겠다고 했다. 내가 페르소나가 되고 싶었는데 막강한 경쟁자들이 생기고 있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만석은 “초반에는 의문의 남자여서 손과 발이 얼굴보다 많이 나갔다. 혼자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아쉽지 않고 오히려 더 재미있었다. 촬영장 가면 손이 어떻게 나오나, 발걸음이 어떻게 보이나 라고 스태프 분들이 말씀해주셔서 재미있는 표현의 세계를 만났다”고 말했다. 또한 오만석은 자신이 연기하는 카이에 대해 다섯 글자로 “카이가 중요한 단서를 가지고 있는 게 있다. ‘잘보라카이’라고 표현해주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기우는 “이명석은 국내 최대 기업의 차남이지만 재능이 없다. 그 재능을 육동주에게서 발견하고 열등감을 지니고 티키타카 할 때 드러날 수밖에 없는 얄미움과 옹졸함이 있다”며 “‘기억’이라는 작품 때 감독님과 작가님을 만난 게 굉장히 의미있었다. ‘기적의 형제’에 대해 듣고 다시 일하는 기회가 온 것 자체가 내게는 기적이라고 느껴서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 현장에서 느끼는 감동이 있는데, 그런 경험들을 이번 작품을 통해서 또 느낄 수 있어서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페르소나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기우는 “정우가 오늘 검정색 옷을 입고 왔는데, 명석에게 동주는 미쳐 날뛰는 야생마 같다고 생각한다. 동주는 명석에게 기죽지 않고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성이 있다”고 말했다. 동주 역의 정우는 “동주에게 명석은 밉상이다. 모든 걸 다 가진 얄미운 애증의 관계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찬홍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연기자는 연기를 잘하는 게 제일 중요한데, 성장하는 배우들에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현성, 박유림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때를 잡는다는 게 인생의 전환점이다. 그런 것들을 감독으로서의 힘이기에 주고 싶을 때가 있다. 그 외에 연기를 좀 하신 분들은 무조건 잘해야 한다. 거기에 하나 더 하면 사람이 좋아야 한다. 현장에서 자기 만을 위하거나, 남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같이 할 수 없다. 저희 배우들은 그런 부분을 다 알고, 연기 또한 객관적으로 봐도 ‘연기 갑’이라고 불리는 분들만 섭외를 했다. 내게는 큰 복이었다”며 “연기를 한마디로 규정하긴 어렵기에 평가하기도 어렵다.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나는 몰입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드라마 끝나는 순간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슛이 들어갔을 때 몰입하는 연기자는 실패하지 않는다. 그들과는 늘 운명을 함께할 수 있다. 우리 연기자들은 그런 분들만 모여 있었다”고 말했다.

‘기적’을 만들 수 있다면 지금 이 상황에 어떤 기적을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서 이기우는 “크고 작은 기적이 있는데, ‘기적의 형제’가 감동을 선사하고, 행복한 시간을 드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만석은 “기적을 만들 수 있다면 두 달 정도만 수요일, 목요일 밤 10시 30분에는 모든 채널이 JTBC로 바뀌었으면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박유림은 “시청률의 기적이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우는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시청자 분들에게 인사드리고 싶다. 시청률도 잘 나왔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20년이 넘었는데, 아버지를 꿈 속에서라도 만나서 안아보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박찬홍 감독은 “아이 중에 한 명이 전신마비 판정을 받았다. 지팡이를 짚을 정도로 일어나면 산티아고 길을 걷자고 이야기 했다. 꼭 같이 걷고 싶다”고 말했다.

JTBC 새 수목드라마 ‘기적의 형제’는 29일 오후 10시 30분 첫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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