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자 협박해 1억 뜯어낸 사이비 기자 '법정구속'

법원, 징역 1년6개월 선고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건설업자를 협박해 1억여 원을 뜯어낸 전직 기자가 실형에 처해졌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제주지방법원 형사3단독(강란주 판사)은 공갈 혐의로 기소된 전직 모 인터넷 신문사 제주취재본부장 A씨(56)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도주 우려를 이유로 A씨를 법정구속했다.

A씨는 경영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던 2020년 1월 서울 강남구의 한 사무실에서 건설업자인 피해자 B씨에게 "다른 사업에 쓸 5억원을 주지 않으면 당신의 비리를 폭로하고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그 해 3월부터 5월까지 3차례에 걸쳐 B씨로부터 총 1억5600만원을 뜯어냈다.

당시 B씨 회사의 고문으로 활동하던 A씨는 사업을 접으려는 B씨로부터 자신과 맺은 경영자문계약도 종료하고자 한다는 말을 듣고 평소 작성해 둔 B씨의 사생활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문건을 공개할 것처럼 B씨를 협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는 그 해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모 인터넷 신문사의 제주취재본부장으로 근무했다.

A씨는 2021년 1월부터 같은 해 3월까지 3차례에 걸쳐 B씨와 제주도 소속 공무원 C씨가 유착관계에 있다는 내용의 허위 기사를 작성해 C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았으나 C씨가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처벌불원서를 제출함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공소는 기각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와의 합의에 따라 금원을 지급받았을 뿐 B씨가 외포심을 느껴 금원을 지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씨와 목격자의 진술이 일관된 점, 관련 문건이 공개되면 B씨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기에 충분한 점, A씨가 변호사 의견서를 통해 '해악을 고지한 점에 대해 인정합니다'라고 진술한 점 등을 들어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각 범행 내용과 방법 등에 비춰볼 때 죄질도 매우 불량한 데다 공무원인 피해자 C씨의 경우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보임에도 아무런 피해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실형 선고 배경을 밝혔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