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줄줄이 내렸는데…짜파게티·불닭·진라면은 그대로, 왜?

유엄식 기자, 유예림 기자 2023. 6. 2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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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3사 영업손실 고려해 품목별 선별 인하... 제과 업체들도 비슷한 방식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가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뉴스1
농심과 삼양식품에 이어 오뚜기가 28일 주요 제품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정부가 "라면값이 비싸다"고 공개 지적한 지 10일 만에 라면 빅3 업체가 백기 투항한 셈이다. 다만 각 사의 가격 인하 품목을 뜯어보면 영업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 깔려 있다.
농심은 신라면만 낮춰... 삼양은 불닭볶음면, 오뚜기는 진라면 가격 유지하며 다품종 인하 전략
라면 업계 1위 농심은 전일 가장 먼저 가격 인하를 결정하면서 품목을 신라면으로 한정했다. 인하율은 4.9%로 소매가를 1000원에서 950원으로 50원 낮췄다. 2010년에는 신라면 외에도 안성탕면(-7.1%)과 육개장·김치·안성탕면·신라면 등 컵라면 4종(-6.3%)까지 총 6개 제품의 가격을 내렸는데 이번엔 신라면 1개 품목으로 축소했다.

이와 관련 농심 관계자는 "소맥분(밀가루) 공급가격 인하에 따른 비용 절감분은 약 8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여러 제품으로 분산하면 품목당 가격 인하 폭이 5원 내외로 소비자들의 체감도가 낮다"며 "이럴 바에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인 신라면으로 한정해 가격을 낮추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이번에 이례적으로 스낵 브랜드인 새우깡 가격도 6.9% 내렸다. 새우깡 출시 52년 만에 첫 가격인하다. 이에 따라 소매점 가격은 1500원에서 1400원으로 100원 낮아질 전망이다.

농심은 지난해 신라면과 새우깡 판매량을 고려할 때 이번 가격 인하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연간 200억원 이상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추정했다. 원재룟값 인하분의 2배 이상을 소비자 후생으로 돌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농심의 발표 직후 삼양식품은 12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했다. 구체적으로 삼양라면(-4.0%) 삼양라면골드(-10.0%) 삼양라면매운맛(-4.0%) 짜짜로니(-4.9%) 콩나물김치라면(-4.6%) 간짬뽕(-5.1%) 나가사끼짬뽕(-5.1%) 맛있는라면(-5.1%) 맛있는라면해물맛(-5.1%) 열무비빔면(-15.4%) 4과비빔면(-15.4%) 우돈사골곰탕면(-4.5%) 등으로 인하율을 책정했다.

하지만 삼양식품의 주력 제품인 불닭볶음면은 이번 가격 인하 품목에서 제외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볶음면은 해외 매출 비중이 큰 품목으로, 국내와 해외 가격을 맞춰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가격 인하 시 매출이 미치는 영향이 커서 쉽게 가격을 인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전체 매출 9090억원 중 67%인 6100억원이 불닭 시리즈에서 비롯됐다. 붉닭 해외 판매액은 4800억원으로 국내 매출(1300억원)의 3.7배 수준이다.

오뚜기는 스낵면(-5.9%) 참깨라면(-4.3%) 진짬뽕(-4.6%) 굴진짬뽕(-4.6%) 진짜장(-5%) 부대찌개라면(-5%) 콩국수라면(-5%) 북엇국라면(-5%) 진짜쫄면(-5%) 쇠고기미역국라면(-5%) 진진짜라(-5%) 크림진짬뽕(-5%) 리얼치즈라면(-5%) 팥칼국수(-5%) 오뚜기카레면(-5%) 등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내렸다.

오뚜기 라면 제품 중 매출액이 가장 큰 진라면은 가격 인하 품목에서 빠졌다. 오뚜기 관계자는 "2010년 진라면 가격을 인하한 이후 2021년 8월까지 가격을 동결했기 때문에 이번에 가격을 내린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도 여전히 제품 단가가 낮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신라면 5입 멀티팩은 가격 인하를 반영해도 3980원인데, 진라면 5입은 3580원으로 400원 저렴한 수준이다.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과자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선별적 가격 인하 전략 제과 업체로 확산
라면 업체의 이 같은 선별적 가격 인하 방식은 빵, 제과류 등 다른 업계로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롯데웰푸드는 7월 1일부터 빠다코코낫, 롯샌, 제크 3종의 편의점 가격을 1700원에서 1600원으로 100원씩 인하한다. 해태제과도 이날부터 '아이비' 오리지널 가격을 3000원에서 2700원으로 10%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제과 회사들은 밀가루 외에도 감자, 초콜릿 등 다양한 원재료를 활용하기 때문에 모든 제품 가격을 내리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원가 부담이 있지만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대표 브랜드를 선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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