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AI로 편곡하는 세상… 지니뮤직 '지니리라' 시범 출시

양진원 기자 2023. 6. 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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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음원 나오면 수익도 배분… 소비자 거부감은 시장이 판단
AI 음악 플랫폼 기업 '지니뮤직'과 AI 스타트업 주스는 28일 서울 강남 지니뮤직 사옥에서 지니리라 베타버전 론칭 행사를 열었다. 사진은 박현진 지니뮤직 대표. /사진=지니뮤직
인공지능(AI)으로 음원을 편곡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AI 음악 플랫폼 기업 '지니뮤직'이 추진 중인 국내 최초 AI편곡 서비스 '지니리라'를 통해서다. 지니뮤직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창작자와 편곡자가 함께 음원 시장을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니뮤직과 AI 스타트업 '주스'는 28일 서울 강남 지니뮤직 사옥에서 지니리라 베타버전 론칭 행사를 개최했다.

지니리라는 '지니에서 리메이크음악을 즐겁게 부르자'는 의미로 MP3를 업로드하기만 하면 AI가 즉석에서 디지털 악보를 그려 주고 이용자가 해당 악보를 편집해 편곡까지 가능한 서비스다. 평소 작곡·편곡에 관심 있던 소비자들의 진입 장벽을 AI로 낮춰 창작의 재미를 선사한다.

베타 서비스에는 저작권 보호를 위해 정식 유통되는 음원만 업로드할 수 있으며 작업물은 서버 내에만 저장할 수 있다. 원작자들이 2차 저작을 원치 않는 음원의 업로드를 제한하도록 했다.

박현진 지니뮤직 대표는 "고객들이 수동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성장하려고 한다"며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들은 어떤 얘기를 들어도 편집하고 공유하는 데 특화된 세대"라고 했다.

그는 "지니뮤직은 오랫동안 음악 쪽에서 유통을 담당했고 AI를 음악 산업에 어떻게 접목할지 많은 창작자와 협업하고 고민해온 사업자"라며 "리메이크를 통해 유저들에게 만족을 주고 저작권을 가진 분들에게 수익을 보장해주는 방법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AI로 편곡하는 음악… 소비자 거부감·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28일 지니리라 베타버전 론칭 행사에 나선 김형석 PD. /사진=지니뮤직
박 대표는 "지니뮤직에 오시면 악보도 만들고 편곡도 할 수 있다"며 "이런 편곡들이 주위에서 좋아하면 정식으로 음원 발매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리메이크 창작물들이 나오게 되면 지니뮤직이 음원 발매하고 유통할 생각"이라며 "음원 산업 생태계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AI 프로젝트로 실증하겠다"고 했다. 편곡을 통해 2차 저작물이 나오면 음원시장이 풍성해지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은 창작자와 함께 나누겠다고 부연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김형석 PD 히트곡 'I Believe'를 지니리라가 바흐, 모짜르트, 베토벤 스타일로 편곡한 음원이 현악 4중주 라이브로 연주됐다. 김 PD는 "음악 멜로디를 보면 숫자로 구성됐다"며 "얼마든지 AI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디어나 영감을 얻을 때 AI를 통해 이를 확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니뮤직과 주스는 'I Believe', '사랑이라는 이유로' 등 1400여곡의 히트곡을 배출한 김 PD가 운영 중인 음원지식재산권(IP) 전문 플랫폼 뮤펌과 '아이엠 리본'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형석 PD의 유명 히트곡을 지니리라로 재탄생시키고 하반기 중 지니뮤직을 통해 음원까지 발매하는 프로젝트다.

김준호 주스 대표는 "고객들끼리 편곡한 음원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C2C 기반 플랫폼을 MIDI시퀀싱과 함께 연내 공개할 예정"이라며 "아이엠 프로젝트가 첫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적 기초가 없는 일반인이 AI를 활용한 창작물로 수익을 얻는다면 대중들의 거부감이 일 수 있다는 지적에는 시장의 평가를 받겠다고 했다. 박 대표는 "아마추어들이 생성한 편곡한 곡들이 수익화될 만큼 퀄리티가 나올 것이냐에 대해선 회의적이다"라며 "굉장히 재능이 있고 창작 열정이 계신 분들에게 시장이 움직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시장이 확산되고 일반 대중화가 이뤄지면 그때서야 아마추어 창작자들 중에서 수익화가 가능하다고 본다"며 "결국엔 시장이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형석 PD는 "AI로 불편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결국엔 품질 문제로 귀결된다"고 했다. 그는 "품질 문제가 해결되면 받아들이는 수용자 입장에서 불편한 입장은 상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창작물에 따르는 저작권 침해는 사전 동의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박현진 대표는 "지니뮤직 1900만개 음원 가운데 70%만 허가를 받았는데 나머지 30%는 저작권자 요청에 의해 악보 생성이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AI로 리메이크된 음악의 수익에 대한 배분 방식은 미정이다. 박 대표는 "어느 정도 비율로 나눠가진다는 부분은 '룰'이 있다"며 "원곡자 저작권을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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