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를 ‘이순신해’로도 부르자”는 이순신특별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희진 2023. 6. 2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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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강사 황현필 주장에 의원들 호응…특별법 발의
“대한민국 영해 역사적 전통성 강화…애국심 고취”
찬성 “역사 기억해야” vs 반대 “존경하지만 굳이?”

남해를 ‘이순신해’와 병행 표기하자는 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됐다. 이를 처음 제안한 유명 역사강사는 ‘100만명 서명 운동’도 시작했다. 누리꾼들 반응은 엇갈린다. 한국사에서 가장 위대한 무신으로 평가받는 이순신 장군을 기릴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잘 쓰고 있는 지명에 다른 명칭을 추가해 혼란을 줄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은 전날 ‘남해의 이순신해 병행 표기 및 이순신기념사업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이순신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총 69명의 국회의원이 동참한 발의안엔 국민의힘 의원 2명(이달곤, 이명수)도 포함됐다. 이달곤 의원은 남해안에 위치한 창원 진해구가 지역구고, 이명수 의원은 이순신재단 설립 법안을 발의한 바 있을 정도로 이순신 장군에 대한 관심이 크다.
지난 27일 김승남 의원(오른쪽 세번째)이 '남해의 이순신해 병행 표기 및 기념사업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순신특별법)'을 대표발의 했다. 김승남 의원실 제공
김 의원은 특별법 제안이유에서 “남해를 이순신해와 병행 표기함으로써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일본에 맞서 대한민국 영해의 역사적 정통성을 강화할 수 있다”며 “이와 동시에 자기희생과 헌신의 ‘이순신 정신’으로 국민적 자부심과 애국심을 고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남해를 ‘이순신해’로도 부르자는 주장은 유명 역사강사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 소장이 제시한 아이디어다. 유튜브에서 85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황 소장은 지난 21일 ‘꿈 같은 일. 시작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이순신해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는 “올 3월쯤에 국회의원들이 식사자리를 좀 갖자(고 했다). 이순신 관련 도움을 달라고 하기에 달려갔다”며 “무슨 이야기가 나왔냐면 이순신 기념관을 만들자, 남해 쪽에 이순신 로드(길)를 만들자 이런 주장을 하셨다”고 전했다.

황 소장은 두 사업 다 쉽지 않다고 입장을 밝힌 뒤 ‘이순신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이순신을 들여다보고 연구하고 책을 써내려가는 과정에서 혼자 했던 생각이 이순신이 싸웠던 바다, 서쪽으로는 진도 울돌목에 명량대첩, 동쪽으로는 부산포해전인데 (이 범위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남해바다”라며 “물론 법적으로 남해는 해남부터 출발하기에 명량이 남해에 들어가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는 “명량대첩 이후 이순신이 목포 고하도에 들어가서 108일을 머물며 판옥선을 다시 만들고 수군을 재건해냈다”며 “영호남 화합의 상징일 수도 있다. 목포부터 부산까지를 이순신해로 지정하자고 했더니 김승남, 민병덕, 김영호 의원께서 굉장히 지지를 해주셨다”고 밝혔다.

황 소장은 지난 26일 올린 영상에서도 “이제는 국민들이 나서야 할 때”라며 “100만인 서명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황 소장은 “목포부터 부산 앞바다까지 이순신해가 만들어져서 영호남 화합의 장이 마련될 수 있다면 한국이 겹겹이 어려운 이때 우리가 의병이 되어서 작게나마 대한민국을 살리는 출발점이 이순신해가 될 수 있다”며 “주저하지마시고 이순신해 서명운동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전날 오픈된 서명운동 사이트를 보면 현재까지 2만6000여명이 서명을 완료했다.
서명운동 사이트 캡처
특별법이 발의되고 전국민 서명운동 사이트까지 열리면서 ‘이순신해’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우선, 긍정하는 이들은 이순신해라는 명칭을 통해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누리꾼은 “역사를 기억하고 현 시대를 살아가야 외세에 먹히지 않는다”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도 “이런 아이디어는 국민의 자긍심을 높여준다.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남해를 빼고 이순신해만 써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이순신해를 반대하는 이들은 남해라는 명칭을 잘 쓰고 있는 상황에서 이순신해를 병행표기할 필요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누리꾼은 “이순신 장군을 당연히 존경하지만 바다 이름에 적용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바다 전부가 영해는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다른 누리꾼도 “국민들 마음 속엔 남해라는 이름이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더 정겹게 다가오는데 굳이 바꿀 필요성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순신해를 주장한 황 소장의 정치성향을 지적하며 이순신해를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황 소장은 지난해 2월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이재명 후보는 최소한 5년 동안에 이순신 장군이 7년간 전장에서 보여줬던 그 능력을 대한민국을 위해서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지지한 바 있다. 당시 황 소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윤석열 후보는 그냥 대통령이 되고 싶은 자인 것 같다”며 “능력은 없으면서 자리만 탐하는 윤석열은 바로 그 원균 같은 자”라고 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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