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또 한번 성숙했다”…러 선전가들, 앞다퉈 푸틴 칭송

2023. 6. 2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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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전문가들이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끈 바그너의 무장 반란이 단기간에 끝났음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철권 통치에 타격을 가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러시아의 선전가들은 애써 이를 가리느라 급급하다.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현재 수감중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러시아 상공에서 러시아 헬기를 격추한 것은 서방이나 야당이 아니다"며 푸틴 대통령에 대해 "러시아를 내전의 문턱으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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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결 강조한 푸틴 연설에 힘 실어
프리고진 처벌 면제엔 “안정 위한 결정” 옹호
반정부 인사 나발니 “독재가 약한 정부 만들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얼굴이 새겨진 깃발을 들고 있는 지지자. [EPA]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서방 전문가들이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끈 바그너의 무장 반란이 단기간에 끝났음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철권 통치에 타격을 가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러시아의 선전가들은 애써 이를 가리느라 급급하다.

러시아의 수석 선전가로 통하는 드미트리 키셀료프는 27일(현지시간) TV 시사 쇼에서 러시아 사회가 반란을 지지 하지 않았다며 “러시아가 다시 한번 성숙도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이는 “시민들의 단결을 통해 반란을 진압했다”고 언급한 푸틴 대통령의 연설을 연상시키는 발언이다. 푸틴 대통령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하는 것이 러시아의 성숙으로 연결된다는 논리다.

그는 “왜 유혈 사태 없이 반란 시도가 무산됐냐? 국민들이 대통령에 대한 최고의 신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사실 그의 발언은 러시아 시민들이 반란을 반대했다는 전제부터 사실과 거리가 멀다. 바그너가 무장 반란 초기 점령한 로스토프 주에서 열렬한 환영을 받았으며 주민들이 바그너 그룹과 프리고진의 이름을 연호하며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 그룹을 비난하고 푸틴 대통령의 대응을 추켜세우는 것은 키셀료프 만이 아니다.

‘푸틴의 정부’로 칭해졌던 마가리타 시모니안은 바그너 그룹과 프리고진에 대한 반역 혐의 기소를 취소한 푸틴 대통령의 결정을 옹호 했다. 그는 “법적 규범은 그리스도의 계명이나 모세의 십계명이 아니다”며 “법전은 법치주의와 국가의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사람들이 쓴 것이고 일부 중대한 상황에서는 예외로 취급될 수 있다”며 궤변을 늘어놓았다.

사실 시모니안은 바그너 그룹이 반란을 일으켜 빠른 속도로 모스크바로 진격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36시간여 동안에는 침묵을 지켰다. 그는 반란이 진압된 이후에야 모습을 드러내고 “러시아 정교회와 관련된 문화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 위해 볼가강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있어 국가가 붕괴직전에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반란을 주도한 프리고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군사 블로거 이고르 스트렐코프는 “프리고진을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 출신 하원의원 안드레이 구룰료프는 TV 토크쇼에 출연해 프리고진과 바그너 공동 창설자인 드미트리 우트킨에게 “총알을 박아야 한다”며 흥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친 푸틴 선전가들의 발언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랜 기간 바그너를 응원해온 전쟁 옹호 블로거 알렉산더 펠레빈은 텔레그램 채널에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바그너를 맹렬히 추켜세우다가 갑자기 반역자로 몰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처형해야 하는지 목소리를 높이는 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현재 수감중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러시아 상공에서 러시아 헬기를 격추한 것은 서방이나 야당이 아니다”며 푸틴 대통령에 대해 “러시아를 내전의 문턱으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독재자들과 권력의 찬탈이 언제나 무질서와 혼란, 약한 정부를 초래한다”며 푸틴 정권 이후 전환기엔 자유로운 선거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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