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원전 정부승인차액계약 도입 시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이 매우 높아졌다. 세계 각국은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에 생존을 걸고 있다. 탄소 중립 사회로 전환해야 하는 시대적 사명도 커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자력과 수력, 그리고 양수발전과 신재생에너지 등 청정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원전 이용률은 최근 7년 내 최고 수준을 달성했고 전력 판매량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이용률이 7.1% 증가, 발전량으로 따져 신규 원전 2기를 가동하는 전력량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원자력발전 비율은 30%를 넘지만, 원전 발전을 통한 전기 판매 금액은 전체 전력 거래액의 11%에 그쳤다. 원자력발전의 판매 단가가 크게 낮은 데 따른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한수원은 적자가 불가피하고, 신규 원전 건설과 계속 운전 추진, 원전 생태계 복원, 원전 해외 수출 등 국정 과제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막대한 투자 재원을 충당하기 어려워진다. 당장 신한울 3·4호기 건설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원전이 탄소 중립 사회를 선도하고 에너지 안보를 지키는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국가 에너지 시스템에 중대한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치열해지는 차세대 원전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기술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적극적 투자는 더욱더 필요하다.
이 모든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원전 정부승인차액계약(VC·Vesting Contract) 도입이 시급하다. 이는 정부의 승인을 받은 가격과 시장가격의 차액을 보전하도록 한전과 한수원이 체결하는 계약이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전력 수급이 안정되고 시장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소비자도 고품질 전력을 안정적인 가격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국내 원자력 산업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 가기 위해 원전 정부승인차액계약은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 원전 안전 운영을 위해 밤낮없이 구슬땀을 흘리는 젊은 직원들, 원전 산업계의 인재들이자 빛나는 청춘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우리 회사만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백년대계를 위한 일이라고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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