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삼양·오뚜기는 내렸는데…‘가격 인하’ 아직인 곳은 어디

제과업체 롯데웰푸드도 인하 동참
SPC·팔도 등은 “가격인하 검토중”

농심이 시작한 제품 가격 인하 움직임이 라면업계는 물론 제과·제빵업계로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전날 농심과 삼양식품이 일부 제품의 가격을 내리기로 결정한 데 이어 오뚜기와 롯데웰푸드도 가격 인하 대열에 동참했다. 식품 기업들의 가격 인하 러시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내달 1일부로 라면류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 스낵면(5개 포장)이 3380원에서 3180원으로 5.9%, 참깨라면(4개 포장)이 4680원(4개 포장)에서 4480원으로 4.3%, 진짬뽕(4개 포장)이 6480원에서 6180원으로 4.6% 내려간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역시 내달 1일부터 가격 인하를 실시한다. 가격 인하 품목은 과자 대표 브랜드인 ‘빠다코코낫’, ‘롯샌’, ‘제크’ 등 총 3종으로 편의점 가격 기준 1700원에서 1600원으로 100원 저렴해진다.

앞서 전날엔 국내 라면업계 1위 농심과 삼양식품이 일부 제품 가격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농심은 내달 1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내리기로 했다. 현재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낮아진 9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낮아진 140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삼양식품 역시 삼양라면·짜짜로니·맛있는라면·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내달 1일부터 평균 4.7% 내린다고 발표했다.

삼양라면은 5입 멀티 제품 할인점 판매가 기준 3840원에서 3680원으로 4%, 짜짜로니는 4입 멀티 제품 기준 3600원에서 3430원으로 5%, 열무비빔면은 4입 멀티 제품 기준 3400원에서 2880원으로 15% 저렴해진다.

식품사가 라면 가격을 내린 건 1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1년간 라면업체들은 원재료비, 물류비, 인건비 등의 부담으로 앞다퉈 가격을 올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2009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이번 가격 인하는 정부 차원의 압박 때문으로 분석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8일 지상파 방송에 출연해 “지난해 9~10월 (라면값이) 많이 인상됐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1년 전보다 약 50% 내려갔다”며 “기업들이 밀 가격 하락에 맞춰 판매가를 적정하게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면과 같은 품목은 시장에서 업체와 소비자가 가격을 결정해 나가야 한다”며 “정부가 개입해서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소비자 단체에서 적극 나서 견제하고 압력을 행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26일에는 라면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밀가루를 공급하는 제분업체들을 소집,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 등 7개사에 밀 수입 가격 하락을 밀가루 가격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국제 밀 가격이 내렸으니 국내 제분업계도 밀 납품 가격을 낮추라는 것이 골자였다.

실제 국제 밀 가격은 이달 1t당 243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5월 대비 58% 떨어졌다. 결국 제분업계가 7월 출하가격을 인하하면서 라면업체로서는 사실상 가격 인하를 거부할 명분이 사라진 상태였다.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롯데웰푸드 등이 연달아 제품가를 낮춘 만큼 다른 업체들도 일제히 검토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팔도 측은 내부적으로 가격 인하 및 인하 품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SPC그룹 파리바게뜨와 SPC삼립 역시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