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특혜채용 조사 '지연 꼼수' 안돼" 권익위의 두번째 경고

정승윤 부위원장 "경력경쟁채용 자료 중 일부만 내고 차일피일 미뤄"

/사진제공=국민권익위원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전·현직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국민권익위원회가 28일 "선관위는 끝없는 거짓말을 멈추고, '권익위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지난 2일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권익위는 지난 14일에도 "선관위가 권익위의 현장조사에 응하지 않고 비협조적인 자세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선관위 채용 비리 전담조사단 단장을 맡은 정승윤 권익위 부패방지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사진)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관위가 국민과 한 약속을 저버리고 권익위의 현장조사에 비협조적인 자세와 지연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이달부터 권익위, 인사혁신처, 경찰청 등 인력을 동원해 총 35명의 조사단을 꾸려 선관위의 지난 7년간 채용실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 부위원장에 따르면 권익위는 선관위에 최근 7년간의 채용 실태 점검을 위한 필수 자료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선관위는 경력경쟁채용 자료 중 2017년 1년 치와 2018년 자료 일부만 제출하고 다른 자료 제출은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또 선관위가 공무원 채용에 비해 훨씬 문제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공무직 등 비공무원 채용자료는 제출하지 않고 있다.

정 부위원장은 "비공무원의 정규직 전환 자료도 제출하지 않아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친인척 또는 지인 '찬스'가 없었는지 전혀 조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선관위는 인사 관련 기초 자료인 정원·현원표, 조직도, 직원 명단도 대부분 미제출했으며 제출 자료의 진위 확인에 필요한 인사시스템 열람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권익위는 선관위의 조사 협조를 재차 요구했다.

정 부위원장은 "선관위는 더 이상 꼼수 부리지 말고 하루빨리 썩은 부분은 도려내고 불합리한 부분은 개선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충분한 조사에 협조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선관위는 감사원 감사는 나중에 헌법재판소 권한쟁의를 통해 무효화시키고 권익위 조사는 비협조와 지연 작전을 통해 무력화하면 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덧붙였다.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