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스태프 보직 이동 그 후…KBO리그 홀로 남은 외국인 감독의 입지[스경X이슈]

김하진 기자 2023. 6. 2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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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서튼 롯데 감독. 정지윤 선임기자



롯데는 지난 27일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을 했다. 그리고 이날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유강남의 끝내기 홈런으로 5-3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롯데의 문제는 이날 하루만으로 일단락되지 않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감독의 현재 입지를 야구계에 공공연히 드러낸 셈이 됐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코칭스태프 사이의 갈등 관계가 드러났다. 더 중요한 건 갈등 관계가 아니라 이같은 일을 어떻게 처리했느냐다. 보직 변경이 있기 한참 전에 감독과 코치의 갈등 문제가 불거졌고 최근 구단측에서 부랴부랴 움직여서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을 단행했다. 감독이 지시를 내린 것이 아니라 구단 윗선에 이야기가 들어가면서 움직임이 나온 것이다. “감독에게 그렇게 한 것은 명명백백 잘못한 일”이라고 다들 인정은 하면서도 처분은 결국 구단이 내리게 된 것이다.

배영수 투수코치(왼쪽). 연합뉴스



롯데는 6월 들어 하락세를 타고 있다. 4월 단독 선두였던 롯데는 4위 자리를 위협받는 자리에까지 이르렀다. 팀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내부 불화 내용이 불거졌고 뒤늦은 진화가 시작된 것이다. 성적이 그대로였다면 드러나지 않았을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일단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으로 이 일이 일단락 되는 듯 하지만 서튼 감독의 자리가 견고하지 못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사례였다.

서튼 감독은 롯데 2군 감독으로 일하다가 2021년 5월 허문회 전 감독이 팀을 떠나면서 1군 지휘봉을 잡았다. 롯데와 처음 인연을 맺을 때 3년 계약을 했던 서튼 감독은 올해 마지막 해를 맞이했다.

롯데 선수단. 연합뉴스



2021년 롯데는 8위, 서튼 감독이 온전히 이끈 2022년 역시 8위로 마쳤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서튼 감독의 교체 가능성이 종종 거론되기도 했지만 롯데는 중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올해 성적에 따라 서튼 감독의 향후 거취도 결정될 예정이다.

롯데는 올시즌을 앞두고 작정한 듯이 투자를 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포수 유강남, 내야수 노진혁, 투수 한현희를 영입했고 방출 선수도 대거 영입하면서 선수층을 두텁게 만들었다. 덕분에 4월 돌풍을 일으키며 단독 선두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런 지원 속에서 서튼 감독은 반드시 올해 결과물을 만들어내야만 했다. 지난 해에는 선수들의 줄부상이라는 이유가 있었지만 올해는 변명거리도 없다.

서튼 감독으로서는 자신의 리더십을 유감없이 발휘해야할 한 해고 구단 역시 적극적으로 신임을 해야할 시즌이다. 하지만 코치와의 갈등으로 서튼 감독의 입지가 많이 좁아졌다는 것을 알수 있다. 이른바 ‘레임덕’ 문제를 걱정해야할 상황이다. 코치와의 갈등 관계까지 알려지게 되면서 서튼 감독의 리더십이 현장에 잘 적용이 되는지에 대한 의문점도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외국인 감독 성공 사례가 종종 있었다. 롯데는 2008년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인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SK(현 SSG)는 트레이 힐만 감독으로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일궈낸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인 감독 선임만이 능사가 아닌 상황이 됐다. 2021시즌에는 맷 윌리엄스 KIA 감독과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 그리고 래리 서튼 감독까지 외국인 사령탑이 10명 중 3명이나 됐다. 그러나 윌리엄스 감독은 2021시즌을 마치고 떠났고 한화 감독은 지난 5월11일 팀으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외인 감독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 것이다.

그런 가운데 서튼 감독만이 리그 유일하게 외국인 감독으로 남아 있다. 이제 서튼 감독은 어떻게든 성적을 내야 자리를 지킬 수 있다. 서튼 감독이 이번 시즌 끝까지 팀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롯데를 향해 계속 시선이 쏠릴 예정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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