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니’∙‘타타니’ 완벽 모드…우리는 오타니의 시대에 살고 있다

‘투타니(투수+오타니)’, ‘타타니(타자+오타니)’ 모두 완벽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투타 겸업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29∙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호투와 함께 홈런 2방을 때리며 원맨쇼를 펼쳤다. 우리는 세계 야구를 대표하는 오타니의 시대에 살고있다.

오타니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1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2번 지명 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타석에선 솔로 홈런 두 방을 포함해 3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오타니의 맹활약 속에 에인절스는 4-2로 승리했다. 오타니는 시즌 7승(3패)째를 수확했다.

‘투수’ 오타니는 1회부터 삼진 두 개를 솎아내며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2회엔 2루타를 내주면서 위기를 맞이하나 싶었지만 삼진 2개를 연달아 잡아내며 상대 타선을 묶었다. 3∼4회는 삼자범퇴로 막았고. 5∼6회도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투구 중 손톱이 깨진 오타니는 7회 1사 1, 2루에 몰린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겼고, 이후 적시타가 나오면서 무실점은 깨졌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13에서 3.02로 낮아졌다.

‘타자’ 오타니의 활약도 눈부셨다.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승리를 이뤘다. 1회 솔로포로 선제점을 만들면서 기선을 제압한 오타니는 3회 볼넷, 5회 안타에 이어 7회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두 번째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28호 홈런을 완성했다. 두 번째 홈런은 팀이 2-1로 쫓긴 상황이었던 만큼 승리를 굳히는 중요한 한 방이었다. 손톱이 깨진 상태에서 나온 괴력이다. MLB 데뷔 후 선발 등판한 날 최초로 홈런 2개를 때린 오타니는 리그 홈런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그는 1900년 이후 한 경기에서 홈런 2개를 치고,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역대 6번째 선수가 됐다. 2019년 4월 2일 잭 그레인키 이후 4년 만이다.

이날 에인절스 홈 구장 팬들은 오타니가 등장할 때 마다 연신 ‘MVP’를 외쳤다.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는 그를 향한 찬사였다. 투수와 타자 모두 수준급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오타니가 과연 10승-50홈런을 동시에 달성하는 최초의 선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