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문재인 정부 겨냥 “반국가세력들이 종전선언 노래 불러”
야당 반국가세력 규정…파장 불가피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세력들은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청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 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말했다.
종전선언을 추진한 전임 문재인 정부와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현재 한국 정치를 양분하고 있는 거대 양당 중 한 쪽 진영을 현직 대통령이 직접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해 파장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자유총연맹) 제69주년 창립기념행사’에 참석해 축사에서 “우리는 올바른 역사관, 책임있는 국가관, 명확한 안보관을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임 정부가 추진한 종전선언은 “북한이 다시 침략해 오면 유엔사와 그 전력이 자동적으로 작동되는 것을 막기 위한 종전선언 합창이었으며 우리를 침략하려는 적의 선의를 믿어야 한다는 허황된 가짜평화 주장이었다”면서 “자유 대한민국의 국가안보가 치명적으로 흔들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올바른 역사관, 책임 있는 국가관, 명확한 안보관과 국제사회에서의 자유 대한민국의 역할과 비전을 우리 자신이 제대로 알아야 될 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제대로 가르치고 전달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유총연맹은 6·25전쟁 직후인 1954년 6월 ‘아시아민족 반공연맹’에서 출발한 이후 대표적인 보수 관변단체로 꼽혀왔다. 현직 대통령이 이 단체의 창립기념행사에 참여한 것은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축사 곳곳에서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은 “자유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고 하거나 자유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으려는 세력들이 나라 도처에 조직과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수냐, 진보냐 하는 것은 자유 민주주의라는 바탕위에 있는 것”이라며 “이것은 보수,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켜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한국이 마주한 도전과 위기 요인으로도 ‘국가정체성 부정 세력’ 등을 언급하며 강경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조직적, 지속적으로 허위선동과 조작, 가짜뉴스와 괴담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흔들고 위협하며 국가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너무나 많다”면서 “돈과 출세 때문에 이들과 한편이 되어 반국가적 작태를 일삼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유 대한민국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뜨거운 사랑을 가진 여러분께서 이 나라를 지켜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도 전임 정부에 날을 세웠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1년 전 정부의 무분별한 방만 재정을 건전 기조로 확실하게 전환했다”면서 “무분별한 현금 살포와 정치 포퓰리즘을 배격해서 절감한 재원으로 진정한 약자 복지 실현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이전 정부와 달리 책임감 있고 지속가능한 재정 운용 기조를 견지할 것”이라며 “노조, 비영리단체 등에 지원되는 정치적 성격의 보조금은 완전히 제로베이스에서 재점검하고 매표 복지 예산은 철저히 배격해야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말도 안 되는 정치 보조금은 없애고, 경제 보조금은 살리고, 사회 보조금은 효율화·합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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