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기사 상조회비 빼돌려 도박 등에 쓴 건설노조 전 간부 ‘집행유예’

법원 로고. /조선DB

상조회장을 지내며 회비 수억원을 빼돌려 사적으로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주노총 부산건설기계지부 전 간부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단독 박주영 부장판사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부산건설기계지부 전 조직위원장 A(52)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상조회 총무 B씨 등 2명에게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부산 모 레미콘 분회 상조회 회장 등 간부로 있으면서 서로 짜고 회원인 레미콘 기사들이 낸 상조회비 등 3억4000여만원을 빼돌려 스포츠 도박, 생활비 등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법적으로 ‘사업자’ 신분인 레미콘 기사들은 노조를 만들기 어려워 회사별 상조회가 사실상 노조 역할을 하고 상조회비는 노조비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박 판사는 “피고인들은 수년에 걸쳐 거액을 횡령해 개인적으로 사용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일부 횡령 금액이 변제되고 합의된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