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선관위, 특혜채용 조사 비협조...왜 이렇게 부패 감싸나”

김형원 기자 2023. 6. 2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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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선관위 채용비리 전수조사 진행상황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특혜채용 의혹을 조사하는 국민권익위원회는 28일 “선관위는 왜 이렇게 부패를 감싸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권익위가 선관위의 비협조적인 조사태도를 규탄한 것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조사를 총괄하는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관위는 끝없는 거짓말을 멈추고, 조사에 협조하겠다던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라”고 밝혔다. “선관위의 그 약속마저 국민을 속이기 위한 술책이라면, 선관위 직원들은 검찰로부터 강제수사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권익위는 이달부터 35명으로 선관위 채용비리 조사단을 구성,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선관위가 조사에 협조하겠다던 ‘대(對)국민약속’과는 달리 부패를 감싸고 있다는 것이 권익위 입장이다.

실제 이날 권익위는 선관위의 특혜채용 현장조사 비협조 사례를 조목조목 제시했다. 권익위가 수 차례 요청했음에도 최근 7년간 채용 실태 점검에 필요한 필수자료, 비(非)공무원의 정규직 전환자료를 제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선관위는 인사 기초 자료인 정원·현원표, 조직도, 직원 명단도 대부분 미제출했다. 나아가 선관위는 제출 자료의 진위 확인에 필요한 인사시스템 열람도 거부하고 있다고 권익위는 밝혔다.

그래픽=김하경

정 부위원장은 “선관위 채용비리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근본을 뒤흔드는 헌법 파괴에 준하는 사건”이라면서 “그런데도 선관위는 비공무원의 정규직 전환 자료도 제출하지 않아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친인척 또는 지인 찬스가 없었는지 전혀 조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선관위는 권익위의 조사는 비협조와 지연 작전을 통해 무력화시키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며 “그렇게 해서 선관위 직원들의 안위는 일시적으로 지킬 수 있겠지만 국민의 분노는 더욱 커져 결국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선관위는 더 이상 꼼수 부리지 말고 하루빨리 썩은 부분은 도려내고 불합리한 부분은 개선할 수 있도록 신속히 조사에 협조하라”고 했다.

권익위는 조사에 착수한 지 약 2주만인 지난 15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선관위가 당초 제공하기로 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고, 조사팀이 선관위 직원과 접촉하는 것조차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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