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AI 시대, 데이터 공유 기본원칙 확립해야”

초거대 인공지능(AI) 시대가 시작됨에 따라 데이터 공유 기본원칙 확립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I를 활용한 다양한 수익모델 등장에 맞물려 AI 학습 데이터 이용권리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워 법적 분쟁 소지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와 공동으로 ‘초거대 AI 시대, 데이터의 개방·공유의 이슈와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자료: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고려대학교 기술법정책센터와 공동으로 2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초거대 AI 시대, 데이터의 개방·공유의 이슈와 과제’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 초거대 AI 시대로의 돌입에 앞서 데이터의 개방 공유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학계, 산업계, 정부의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대안을 논의했다.

초거대 AI가 명실상부 미래 사회를 주도할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 법제도적 쟁점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다양한 수익모델이 등장하면서 학습용 데이터에 대한 이용 권리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현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박사는 ‘EU 디지털시장법(DMA), 데이터법상 데이터 이용관계 규제와 시사점’ 발제에서 “구글과 같은 게이트키퍼에 대한 사업이용자 종속성 강화로 데이터 접근권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데이터 공유가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하돼, 공유 활성화를 위해 비차별적 동의절차 제공과 익명처리 등 의무 부과를 검토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김 박사는 또 “데이터 생성에 기여한 자의 접근·이용·공유 권리 법제화 검토가 필요하고, 데이터 제공 대가 조건과 방식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업이용자, 신규서비스 사업자, 경쟁 사업자에 대한 공유를 구분해 검토하고 데이터 수집 투자를 저해하지 않도록 데이터의 범위, 이용목적, 대가 등을 차별화할 것도 주문했다. 아울러 B2B 불공정 데이터 공유계약 규제를 실질화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김 박사는 덧붙였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전문가들은 데이터 공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데이터 공유가 구글과 같은 게이트 키퍼에 의해 막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고, 미국 공정위인 연방거래위원회(FTC)도 결국 구글, 애플의 데이터 독점 문제에 제동을 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다만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시점 이전 국가경쟁력 입장에서 공유 기업들에 참여할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협력 방법 모색해야 한다”라며 “포털 등 주요 인터넷 기업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사용자만 있는 유럽의 수준을 따라야 하는지와 미국 규제 수준과 비교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손승우 한국지식재산연구원장은 “현행 저작권 등록제도는 실질 심사를 하지 않으므로 AI 창작물 허위등록을 판별하기 어렵다”라며 “실질 심사제도의 일부 채택이나 생성형 AI 산출물을 그대로 사용했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기술적 조치(검증시스템) 도입 등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김혜창 한국저작권위원회 본부장은 “AI가 데이터 수집과정에서 저작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어 면책을 위한 수단으로 저작권 제한 규정이 논의중”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듣고 제도 개선안을 마련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