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뜸 고맙다며 100000000, 꿈인지 생시인지" 순천 운평리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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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부영그룹 회장(82)이 사비를 들여 고향인 전남 순천 운평리 마을 주민과 동창생들에게 최대 1억원씩 나눠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까지 고향인 운평리 6개 마을 280여명 주민들에게 2600만원에서 최대 9020만원까지 개인 통장으로 입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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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회장이 고향에 수억 나누겠냐" 연신 감사함 내비쳐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처음에는 공구세트나 주는 줄 알았지. 대뜸 '고향을 지켜줘서 고맙다'며 1억원을 준다는거야. 꿈인지 생시인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82)이 사비를 들여 고향인 전남 순천 운평리 마을 주민과 동창생들에게 최대 1억원씩 나눠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아직도 여운이 가시질 않는 듯 연신 "감사하다"는 말만 반복하며 벅찬 감정을 내비쳤다.
28일 오전 전남 순천 서면 운평리 용당마을. 조용하고 한적한 이 마을은 전날 쏟아진 폭우로 주민들이 일찌감치 도로와 하천 주변 등 곳곳을 정비하는 데 바쁘다.
마을 좁은 길목을 따라 도착한 한 주택에서 만난 정광택 용당마을 이장(73)도 바쁜 일과로 분주했지만 취재진을 환하게 맞아줬다.
출생부터 이 마을에서 70년 넘게 살아온 정 이장은 "회장님 덕분에 태어나서 휴대전화가 가장 많이 울린 날"이라며 이 회장의 선행을 전했다.
정 이장은 지난해 부영 측에서 은평리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등록번호, 통장 계좌번호를 파악했었다.
이 회장이 마을 출신이고 순천과 마을에 초등학교·체육관 건립, 기부 등 각종 지원을 많이 해준터라 별다른 생각은 갖지 않았다.
'공구세트를 지원해주려나'하는 생각에 마을 주민 명단을 동의서와 함께 부영 측에 건넸다.
그러다 올해 초쯤 인근 마을에 있는 이 회장의 친인척 1명에게 뜻밖에 소식을 전해들었다.
회장이 운평리 6개 마을(운평, 월곡, 용당, 죽동, 죽청, 당천) 이장님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전언이었다.
이 회장이 1년 중 명절을 포함해 3~4번 순천을 찾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순천시장도 아닌 마을 이장을 직접 만나자는 의사를 밝혀 고개를 갸우뚱했다는 것.
정 이장은 "처음 회장님이 이장들을 만나자고 했을 때는 공구세트 정도 주는줄 알았다"며 "그런데 서울로 직접 불러서 대뜸 '고향을 지켜줘서 고맙다'며 '세금을 떼고 1억원씩 주겠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 이장은 지난 4월 운평리 마을 이장 6명, 친인척 1명과 함께 서울 부영 본사에서 이 회장과 면담한 일화를 전했다.
그는 "예를 들면 평생 마을에 산 사람은 1억원. 10년, 20년, 30년 이렇게 등급을 나눠서 지급한다고 했다"며 "오직 '고향을 지켜준 사람'이라는 말을 반복하고 특별한 다른 말은 없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마을 주민들은 '기적같은 일', '대기업 회장이 고향에 1억을 주는 나라가 또 있을까', '대한민국이 사라질 때까지 이런 일은 없을 것', '전 세계를 봐도 이런 선행은 없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면서 아직도 마을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이 회장이 태어난 마을은 운평리 죽동마을이다. 이장근 죽동마을 이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마을 전체 주민들이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어 다양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이장은 "회장님도 서울에 상경해 오랜 세월 건빵만 먹고 보냈다고 들었다"며 "작고 어려운 시골마을에 천금같은 격려금을 나눠주셨는데 동네사람들이 안 좋아할 수 있겠냐. 뭐라도 해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순천 서면 운평리 마을주민들은 이를 보답하기 위해 공적비 건립을 추진 중이다. 자신들이 받은 금액의 1%를 성금으로 낸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까지 고향인 운평리 6개 마을 280여명 주민들에게 2600만원에서 최대 9020만원까지 개인 통장으로 입금을 했다.
마을 토박이와 실거주 30년 이상 등 거주 연수에 따라 액수를 달리해 차등 지급했다.
이 회장은 모교 초중고 동창생 80여명에게도 현금을 전달했다.
동산초등학교와 순천중학교 동창생에 1억원씩, 순천고등학교 동창생에게는 5000만원씩 지급했다.
이 회장이 개인적으로 기부한 현금만 1400억원으로 알려졌다.
kd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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