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란 없다" 공포의 공제조합, 이륜차업계에도… 왜?

전민준 기자 2023. 6. 2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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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가 보험 접수를 거부한 탓이다.

차후 A씨가 타 보험사 직원에게 해당 상황에 대해 설명하자 "보험사 직원들도 무서워하는 게 공제조합"이라며 "공제조합과 사고 나면 보험금 받는 것은 포기해라"고 말했다.

렌터카·택시공제조합 등의 보험금 미지급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배달업계가 함께 추진한 '배달서비스 공제조합'이 28일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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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륜차 공제조합이 28일 출범한 가운데 해당 공제조합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사진=우아한청년들

#. 지난 2021년 6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자전거로 이동하던 중 아파트 정문으로 진입하기 위해 우회전으로 들어오던 택시와 충돌로 부상을 입은 A씨. 택시기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려고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다.

택시기사가 보험 접수를 거부한 탓이다. A씨는 사고가 발생한 날 이런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보험 접수가 되지 않으면서 치료비용과 자전거 전손처리비용은 고스란히 A씨 몫이 됐다. 차후 A씨가 타 보험사 직원에게 해당 상황에 대해 설명하자 "보험사 직원들도 무서워하는 게 공제조합"이라며 "공제조합과 사고 나면 보험금 받는 것은 포기해라"고 말했다.

렌터카·택시공제조합 등의 보험금 미지급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배달업계가 함께 추진한 '배달서비스 공제조합'이 28일 출범했다.

통상적으로 공제조합은 동종업계 구성원들의 안전한 근무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만든다. 출범 취지와 달리 교통사고가 났을 때 과실비율을 구성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책정하거나 유사고 구성원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대폭 올리는 부작용도 있다. 국토교통부와 배달업체들은 조합원들에 대한 보험료 인하 등으로 공제조합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배달의민족 물류 서비스를 전담하는 우아한청년들은 28일 서울 종로구에서 국토교통부와 주요 배달업계가 함께 추진한 '배달서비스 공제조합' 출범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출범식에는 국토교통부와 배달업계 9개사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공제조합 참여사는 ▲우아한청년들(배달의민족) ▲쿠팡이츠서비스 ▲플라이앤컴퍼니 ▲로지올(생각대로) ▲만나코퍼레이션 ▲부릉 ▲바로고 ▲슈퍼히어로 ▲스파이더크래프트 9개사다. 이들은 공제조합 출자금으로 약 100억원을 모았다.

이 중 우아한청년들이 47억원을 출자했고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창립자 김봉진 의장도 사재 5억원을 출연했다.

배달시장이 성장하면서 라이더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늘었지만 높은 보험료 문제로 가입률이 낮았다. 이에 정부와 주요 배달업체는 지난해 2월부터 유상운송 보험 인하와 보험 가입률 제고를 위해 공제조합 설립에 나섰다.

라이더를 위한 이륜차 유상운송용 평균 보험료는 약 224만원으로 영업용 자동차(107만원)의 2배 이상, 가정용 이륜차(22만원)의 10대 이상에 달한다. 현재 유상운송용 이륜차 보험 가입률은 40%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제조합은 배달종사자에게 특화된 보험상품을 시중 대비 평균 20%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이를 기반으로 이륜차 배달종사자의 유상운송 보험 가입률을 5년 이내 8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어명소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보험은 배달 종사자에게는 필수적인 안전띠이며, 일반 국민에게는 사회 안전망"이라며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종사자 보호 및 시장 선진화를 위해 조합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선 업계에 감사드리며, 정부도 공제조합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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