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두산에너빌리티, SMR·가스터빈으로 '새 도약'
자체기술 개발한 가스터빈 보령신복합발전소에 공급
원전·SMR 수주 전망 맑음…꾸준한 성장 모멘텀 전망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로 부활 신호탄을 쏜 두산에너빌리티가 소형모듈원전(SMR)과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용 가스터빈, 수소터빈 등을 앞세워 새 도약에 나선다.
원전 생태계 붕괴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반면교사 삼아 주력 사업에만 의지하지 않고, 추가 자금으로 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선 두산에너빌리티가 새 먹거리 확보 및 성장 모멘텀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1일 두산밥캣 지분 4.99%(500만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이 블록딜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는 최대 2810억원 자금을 확보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어디에 사용할 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SMR이나 가스터빈, 풍력발전, 수소사업 등 4대 중점 사업에 사용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SMR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소형 원전을 뜻하는 SMR은 대형 원전과 비교할 때 출력 전기량은 적지만 설비가 쉽고 안전하며 친환경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2030년부터 본격적인 SMR 시장이 개화되며 2050년에는 탄소중립 시대에 접어들면 다양한 분야에서 SMR 설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이렇게 추산하는 시장 규모만 400조원에 육박할 정도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부터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함께 경수로형 SMR 제작성 검토 및 시제품 제작을 진행했고, 최근에는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 고온가스형 SMR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오는 2035년까지 SMR 시장에서 2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SMR 사업에서 1조7000억원 규모의 연 평균 수주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가스터빈과 수소터빈 등도 두산에너빌리티의 미래를 책임질 분야로 꼽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세계 5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270MW급)을 개발하는 등 이미 고품질 가스터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오전 한국중부발전과 2800억원 규모의 보령신복합발전소 주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표준 가스복합발전소 건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국내 가스복합발전소에서 사용하던 외산 가스터빈을 국내 제품으로 대체했다는 점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유지·보수가 예전대비 손쉬워진 만큼 다른 발전소에서의 추가적인 수주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발전용 가스터빈의 연소기 노즐 및 일부 부속설비 변경을 통해 수소터빈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LNG발전소 뿐 만 아니라 향후 지어질 수소 발전소에도 활용 가능한 만큼 사업 확장성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사업으로는 수소터빈을 앞세운다. 지난해 수소터빈 연소기의 30% 혼소 시험에 성공했고, 현재는 고효율 H급 수소터빈의 수소 혼소 50%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오는 2027년 400MW급 수소터빈 개발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H급 수소터빈은 기존 수소터빈(E급) 대비 연간 약 600억원의 연료비 절감과 연간 약 5만톤 추가 탄소배출 감축이 가능한 만큼 개발이 완료되면 가스터빈과 함께 두산의 주력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증권가에선 글로벌 원전 시장과 탄소중립 시대로의 전환을 고려할 때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전사업을 중심 축으로 신재생사업을 본격화하며 실적 성장세를 탈 수 있다고 관측한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원전 사업은 유럽을 중심으로 수주 확대가 본격화될 수 있고 SMR은 미국을 중심으로 뉴스케일파워, 엑스-에너지와의 프로젝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와 내년에 SMR 수주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들린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과 신재생 에너지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수익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원전 수주는 체코(2025년), 폴란드(2026년) 수주가 나올 수 있고, SMR 기자재 수주와 LNG 복합화력용 가스터빈 공급 등은 올해 가시화돼 꾸준한 성장 모멘텀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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