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멸종한 30년 뒤 지구…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예언한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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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영웅적 국가라고 생각한다. 주변국들의 상당히 침략적인 기질 때문이다. 프랑스의 주변국이 러시아, 일본, 중국이었다면 정말 어려운 환경에 놓였을 거다. 한국 역사를 보면 문명이 이처럼 잘 살아남은 게 기적과도 같이 느껴진다. 한국에서 고유한 문화와 에너지를 발견하는 게 늘 즐겁고 놀랍다."
"30여년에 걸쳐 펴낸 30종의 작품을 30개 언어로 전세계 3500만 독자"와 만난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62)가 신작 장편소설 <꿀벌의 예언> 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꿀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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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꿀벌 중요성 알리기 위해”
“한국은 영웅적 국가, 에너지 느껴”
차기작은 이순신 장군서 일부 영감
“한국은 영웅적 국가라고 생각한다. 주변국들의 상당히 침략적인 기질 때문이다. 프랑스의 주변국이 러시아, 일본, 중국이었다면 정말 어려운 환경에 놓였을 거다. 한국 역사를 보면 문명이 이처럼 잘 살아남은 게 기적과도 같이 느껴진다. 한국에서 고유한 문화와 에너지를 발견하는 게 늘 즐겁고 놀랍다.”
“30여년에 걸쳐 펴낸 30종의 작품을 30개 언어로 전세계 3500만 독자”와 만난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62)가 신작 장편소설 <꿀벌의 예언>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올해는 그의 데뷔작 <개미>가 국내에 소개된 지 30년 되는 해로, 지난달엔 첫 자전 에세이 <베르베르씨, 오늘은 뭘 쓰세요?>도 국내 출간했다.
베르베르는 28일 서울 광화문 한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꿀벌의 예언> 한국어판(전 2권, 열린책들)을 두고 “꿀벌들의 멸종위기를 통해 인간과 자연관계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꿀벌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기 위해 썼다”고 말했다.
<꿀벌의 예언>은 30년 뒤 마침내 꿀벌이 사라지고 인간이 식량 전쟁으로 절멸의 위기를 자초하는 2053년 지구를 가정한다. 주인공 르네가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선체험한 뒤 인류 구원 방책이 담긴 중세시대 예언서를 찾아 나선다. 실마리는 꿀벌이 쥐고 있다. 르네는 전작 <기억>(2020)의 주인공으로 ‘퇴행 최면’을 통해 시공간을 오갔던 인물이다.
800쪽 분량 101개 장으로 완성된 이번 소설은 수십년째 매일 5시간30분씩 글(하루에 짧은 스토리 1편을 1시간씩 완성한다)을 쓰는 ‘성실한 작가’답게, 애초에 12개 베타 버전으로 얼개가 시도됐다고 한다. ‘배우고, 경험하고,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인간은 태어난다’는 작가의 믿음이 역사와 종교, 환경적 상상력을 날개 삼아 형상화된 것.
‘글로벌 베스트셀러의 대명사’로서 안타까워할 만한 건 문학상 하나다. 베르베르는 “나는 체제 밖의 작가”라며 “나의 유일한 관심사는 스토리텔러로 대중, 특히 젊은 대중에게 다가서기”라고 말했다. “프랑스 설문조사를 보면, 독자들이 권위 있는 문학상 작품을 사긴 하지만 막상 읽진 않는다고 한다. 문학상에 모순이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스승 삼아온 작가 쥘 베른과 필립 케이(K).딕을 두고 “두 작가도 문학계 인정을 못받아 고통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방한은 4년 만이다. 소설 쓰는 자신을 처음 주인공으로 내세운 <죽음>의 출간이 계기였다. 2019년 당시 그는 “한국 독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지적이고 미래 지향적이기 때문에 내 책이 잘 읽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타나토노트> 출간으로 1994년 방한한 이후 이번까지 모두 9차례 한국을 찾았다. “첫 방한 때 홍지웅 열린책들 대표한테 소개 받은 딸(유진)이 지금 내 작품을 (총괄) 편집하고 있다”며 좌중에 웃음을 줬다.
열린책들은 <개미> <신> <뇌>를 새롭게 디자인해 ‘한국어판 30주년 기념 특별판’(전 8권)으로 묶어 내놓았다. 베르베르는 다음달 4일 저녁 5시30분 교보문고에서 사인회를, 5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북콘서트 등을 연다. 그의 다음 작품은 <왕비의 대각선>(2022년 현지 출간)으로 현재 번역 중이다. 충무공 이순신이 일부 영감을 미쳤다.
글·사진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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