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전 피자는 이런 모습? 伊 폼페이 유적서 그림 발견

고고학자들 “당시 토마토 치즈 없어… 피자라고 보기 어렵다”

폼페이 고대 유적의 한 주택 건물에서 발견된 프레스코 벽화. /폼페이 고고학 공원 제공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에서 피자와 비슷한 모습의 음식 그림이 발견됐다.

27일(현지시각) A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최근 폼페이 유적의 한 건물에서 은쟁반 위 올려진 둥글고 납작한 빵이 그려진 프레스코 벽화가 발견됐다. 벽화 속 빵 위에는 과일 등이 토핑처럼 올려져 있다. 해당 벽화는 20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탈리아 문화부는 그림 속 음식이 “현대 피자의 기원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브리엘 추흐트리겔 폼페이 유적 발굴단장은 은쟁반 등 호화로운 집기와 달리 그림 속 음식 자체는 단순하고 소박해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추흐트리겔 단장은 그런 점에서 이탈리아 남부 빈민들의 음식으로 탄생해 전 세계를 석권하고 고급 식당에서도 제공되는 현대식 피자와 이 음식이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고고학자들은 당시 이탈리아에 토마토와 모차렐라 치즈 같은 피자의 핵심 재료가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그림 속 음식이 피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토마토가 미주 대륙에서 유럽으로 전파된 것은 16세기쯤으로 추정된다. 또한 역사학자들은 1700년대에 나폴리 지역에서 모차렐라 치즈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오늘날의 피자가 탄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벽화 속 음식이 석류나 대추 등 열매를 얹고 향신료나 페스토 등을 가미한 납작한 빵 포카차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음식이 그려진 그림은 발굴 작업이 19세기에 일부 진행됐다가 올해 재개된 폼페이 중앙 구역의 한 건물에서 발견됐다.

폼페이는 기원후 79년 베수비오 화산 대폭발로 단기간에 화산재와 가스에 뒤덮여 사라진 고대 도시다. 이 도시의 유적은 16세기 발견된 이후 고대인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풍부한 사료를 제공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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