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에 ‘백기’ 든 식품업계…라면·과자·빵 가격 줄줄이 인하
해태제과 ‘아이비 오리지널’ 300원 내리기로
오리온 “아직 제품 인하 결정된 바 없어”
오뚜기 ‘진라면 제외’ 15개 라면 가격인하
라면에 이어 과자류와 빵까지 줄줄이 가격인하에 들어간다.
고물가 시대 정부 압박에 제분업계의 밀가루 공급가격 인하 방침에 따라 식품업계 가격인하가 전반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앞서 정부는 국제 밀 선물가격 하락을 근거로 라면값과 밀가루 가격 인하를 권고하며 식품업계를 압박한 바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제과업계 대표주자인 롯데 웰푸드(옛 롯데제과·롯데푸드)는 7월1일부터 편의점 가격 기준 ‘빠다코코낫’ ‘롯샌’, ‘제크’ 등 3종 제품 가격을 1700원에서 1600원으로 100원씩 내린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서민 물가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과자 대표 브랜드인 3종에 대해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해태제과도 7월 1일부터 ‘아이비’ 오리지널 제품 가격을 10%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리지널 제품 가격은 3000원에서 2700원으로 300원 내려간다. 가격 인하 시점은 각 유통채널별로 다르다. 회사 측은 제품 재고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원부재료 가격 상승이 지속되며 원가부담이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고객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제품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오뚜기도 다음 달 1일부터 스낵면, 참깨라면, 진짬뽕 등 라면류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한다. 2010년 가격을 내린 뒤 10여년 간 동결했던 진라면 가격에는 변동이 없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기준 스낵면(5개입) 제품 가격은 3380원에서 3180원(5.9% 인하), 참깨라면(4개입)은 4680원에서 4480원(4.3%), 진짬뽕(4개입)은 6480원에서 6180원(4.6%)으로 각각 내린다.
오뚜기 관계자는 “진라면의 경우 2010년 가격 이후 2021년 8월까지 10여년 동안 가격을 동결해왔다”면서 “2021년 가격을 올렸지만 여전히 인하된 다른 제품들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돼 이번 인하품목에서는 제외했다”고 말했다.
팔도는 다음달 일품해물라면과 왕뚜껑봉지면, 남자라면 등 11개 제품 가격을 평균 5.1% 인하한다. 이들 라면은 1000원에서 940원으로 60원씩 내린다.
SPC는 7월 초부터 차례대로 식빵과 크림빵 등의 가격을 내린다. 평균 인하율은 5%로 총 30개 품목이다.
파리바게뜨는 식빵, 바게트를 포함해 제품 10종의 가격을 100∼200원 내린다. 그대로토스트 가격은 3700원에서 3600원으로, 정통바게트는 3900원에서 3700원으로 내려간다.
SPC삼립도 식빵, 크림빵을 포함해 총 20종을 100∼200원 인하한다. 숙식빵은 2980원에서 2880원으로, 정통크림빵은 1400원에서 1300원으로 인하된다.
오리온은 그러나 현재까지 제품가격 인하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리온은 지난해 9월 제품가격을 올릴 당시 원부자재 가격·에너지 비용이 하향 안정화될 경우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밀가루 공급가격은 과자·라면 가격 인상의 주요 이유로 꼽혔던 ‘원부자재 가격’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제분업계의 밀가루 공급가격 인하방침에 과자·라면 가격 인상의 명분이 약해진 상황이다.
앞서 농심은 전날 신라면(봉지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내달 1일부터 각각 4.5%, 6.9% 인하한다고 밝혔다.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라면 원재료 소맥분(밀가루)의 가격이 오는 7월부터 5% 인하될 예정인 점을 고려한 것이다.
삼양식품도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품목 가격을 평균 4.7% 낮추기로 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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