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걸린 男 정자 확인했더니…정자 질 떨어져
남성 난임의 원인이 되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만혼뿐 아니라 수면, 스트레스, 흡연, 음주 등이 있으며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는 습관이나 노트북을 무릎에 놓고 사용하는 습관도 문제가 된다. 비만의 경우 지방에서 생성되는 여성 호르몬의 증가로 인해서 난임이 될 수 있다.
이 외에 정자의 질을 떨어뜨리는 또 다른 요소로 코로나19 감염이 지목됐다.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인간생식학회(ESHRE)에서는 코로나19에 걸려 가벼운 증상을 보인 남성에서 정액의 질이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코로나19 감염, 남성 생식 능력 손상시켜
코로나19 감염과 남성 불임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국제 학술지 생식(Reproduction)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이 정자의 질과 남성의 생식 능력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자의 정자 세포의 염증과 산화스트레스 수치가 급증함에 따라 정자 수와 이동성, 모양이 나빠졌다. 이 연구는 남성 생식 체계가 코로나19의 표적이 돼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최초의 직접적인 증거다.
코로나19에 감염되어 가벼운 증상을 겪었더라도 정자 질 떨어져
반면,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코로나19에 걸려 가벼운 증상을 보인 남성도 정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스페인 불임클리닉 UR인터내셔널그룹(UR International Group) 연구팀은 코로나 확진을 받고 가벼운 증상을 보인 스페인 남성 45명을 조사했다. 참가자의 평균(중앙값) 나이는 31세로, 코로나에 감염되기 전에 채취한 정액 검체에 대한 분석 데이터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은 참가자가 코로나에 감염된 후 평균 238일(17~516일)에 정액 검체를 다시 채취했다. 코로나 감염 100일 이내에 채취한 정액 검체와 이후에 채취한 정액 검체를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에 감염된 지 평균 100일이 지나면 새로운 정자가 충분히 생산되는데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의 정자 질과 농도는 감염 이전 수준으로 개선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가벼운 증상을 보였어도 영구적인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것.
연구 결과에 따르면 참가자의 정액 양은 20%(2.5mL→2mL), 정자 농도는 26.5%(mL당 6,800만→5,00만), 정자 수는 37.5%(mL당 1억 6,000만→1억)가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자 운동성은 9.1%(49%→45%), 살아 있는 정자 수는 4%(80%→76%)가 각각 줄었다. 코로나19감염에 특히 심각한 영향을 받은 것은 정자의 운동성과 총 정자 수로, 생식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정자의 모양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한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남성의 고환과 정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구 결과는 계속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그 메커니즘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코로나 장기 후유증 환자에서 볼 수 있는 염증과 면역체계 손상이 관련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연구의 저자 뉴녜스 칼롱게(Núñez Calonge) 교수는 "염증으로 면역체계에 관여하는 백혈구의 생식세포가 파괴되고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질 수 있다"라고 말하며 "정자의 질이 회복되는 데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으며, 이러한 사실은 난임 관련 진료에 반영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남성 난임 환자 늘어…규칙적인 생활로 예방 가능
난임은 규칙적인 생활과 영향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난임의 원인은 통계적으로 남성 요인 40%, 여성 요인 40%, 기타 요인 20%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난임 환자는 점점 늘고 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8년~2022년 불임과 난임 시술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8년 22만 7,922명이었던 불임 환자 수는 2022년 23만 8,601명으로 4.7% 증가했다. 불임 환자 증가세는 남성이 9.1%로 여성 2.4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최근 5년간 난임 시술을 받은 남성은 14.3% 증가했고, 여성은 17.5% 증가했다.
남성 난임 치료법은 원인에 따라 달라지며, 평소 생활습관을 통해 난임을 예방할 수 있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를 자제하고, 열과 습기에 약한 고환을 위해 하체를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운동으로 체중을 유지하고 균형 잡힌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도 도움 된다.
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 ㈜엠서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하이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유증 수술 후 발생한 좌우 가슴의 비대칭...그 원인은?
- 조루수술, 구체적으로 어떻게 감각을 둔화시키는 걸까?
- '이 감정' 많이 느끼면 건강에 악영향...암 생존자 수명도 줄어
- 성병이 의심될 때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할까? [건강톡톡]
-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청소년기 '여유증'...바로 수술하면 안되는 이유는?
- 렌즈삽입술의 부작용과 정밀검사가 중요한 이유
- 여름이 두려운 '햇빛 알레르기'...원인과 치료법은?
- 똑같이 운동해도 뚱뚱하면 '아킬레스건 파열' 발생 위험 4.3배 높아
- 경미한 교통사고일지라도 후유증 유의해야…한방치료 도움 돼
- 두 얼굴을 가진 '조울증 환자'...일반인보다 '이 위험' 15배나 높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