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가서 이런 행동하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김유민 2023. 6. 2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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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최대 유흥가 가부키초
엮이면 위험한 토요코 키즈
“100% 야쿠자랑 엮여있다”
NHK ‘토요코 키즈, 갈 곳 없는 아이들의 목소리’

도쿄 최대 유흥가 가부키초 거리를 배회하는 가출 청소년을 일컫는 ‘토요코 키즈’는 2020년 들어 일본 최대의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들은 조건만남 같은 불법 성매매로 돈을 버는 경우가 많은데 유흥업은 야쿠자 같은 범죄 단체와 연관된 경우가 많아 이들을 도와주면 위험하다는 인식이 생겼다. 실제로 토요코 키즈를 위해 활동하던 남성이 야쿠자에게 피살돼 변사체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여러분들 제발 일본 오셔서 이러지 말아주세요’라며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한 유튜브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긴급상황이라고 판단해 영상을 만들었다는 일본 거주 한국인 유튜버는 일본인 남성 쇼타의 입을 빌려 “신주쿠 클럽 바로 옆은 최근 카부키초 타워가 생겨 한국 관광객들이 특히 많이 오는 곳인데, 토요코 키즈가 모이는 곳과 굉장히 가깝다”라며 “나와보니까 한국인 관광객들이 토요코 키즈한테 말을 걸더라”고 말했다.

쇼타는 “바로 중재에 나서 ‘도대체 왜 말을 거냐’고 물었더니 처음에는 ‘길을 물었다’고 대답하더라. 토요코 키즈인 거 확인하고 무슨 말 했냐고 물어보니까 ‘성관계하자’고 자기들한테 말했었고, 게다가 ‘얼마냐’고까지 물었다더라. 내가 그 한국인 3명한테 정색하면서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풍속점이 있으니 차라리 거기를 가시라. 얘네는 안 된다’고 얘기했다”라고 회상했다.

도쿄 가부키초 타워 공식 홈페이지

그는 “일본은 미성년자 관련은 엄청 엄하다. (한국인들에게) 내가 이런 정보를 어떻게 얻었냐고 하니까 인터넷에 적혀있다고 대답하더라”며 “그래서 찾아봤더니 누가 여행 플랜을 짜놨는데 어차피 일본 오면 호텔 비용은 들지 않느냐, 그런데 ‘미성년자와 10만원에 잘 수 있음’ 그렇게 쓰여있는 글을 내가 봤다”고 밝혀 충격을 더했다.

한국인 출연자 상짱 역시 “과거 가부키초에서 일했었는데 조언해 드리자면 진짜 죽을 수도 있다. 뉴스에도 나왔던 건데 토요코 키즈는 지하 아이돌, 호스트, 야쿠자에 관련된 아이들이 꽤 많다. 사기도 굉장히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례로 “여러분들이 호텔에 들어갔다 치자. 방에 들어오는 야쿠자들도 있다. ‘너 이거 신고한다?’ ‘신고하기 전에 빨리 돈 내놔’ 하면 그 관광객은 돈도 뜯기고 국격도 낮아지는데 실제로 토요코 키즈한테 손댄 남자들 중 죽은 사람이 꽤 많다. 이건 뉴스 조금만 찾아도 금방 나오는데, 뉴스에 보도되는 것이 일부고 실제로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상짱은 “만약 토요코 키즈랑 뭔 짓을 한다면 야쿠자랑 엮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건 100%”라며 “미성년자가 믿는 것 하나 없이 밤새 길거리에 있을 리가 없지 않냐. 걔네는 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는 거다. 한국인 상대로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도 경고했다.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경고 하는 상짱. 유튜브 ‘사쿠라 메모리즈’

심각한 사회문제 됐지만
적극적 해결의지 안보여

NHK 역시 지난해 한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을 집중 조명했는데 이 곳에 모인 미성년자 약 100명 정도는 근처 호텔에 몰래 들어가서 잠을 자고, 돈이 없을 때는 노숙을 하며 지내고 있었다. 토요코 키즈들이 모인 극장 앞에는 10대 소녀들에게는 말을 거는 남성들이 자주 목격됐다.

한 50대 남성은 혼자 휴대전화를 보며 서 있는 여자 아이들에게 말을 건다며 한화로 10만원 정도면 만남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가출 5개월이 된 15살 소녀는 원조교제를 통해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었다.

SNS로 가격을 흥정하고 한번 만남에 20만원을 받는다고 했다. 최근 카부키초 타워가 여자화장실을 없애고 성중립 화장실을 설치했는데, 토요코 키즈들이 화장실을 호텔 대용으로 사용해 성매매를 일삼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파파가츠로 돈을 번다는 20대 여성. 현지 방송 캡처. 온라인커뮤니티

교수이자 사회활동가 유아사 마코토는 NHK에 “위험천만한 곳을 아이들이 유일한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라며 가정이나 학교에서 버림받은 아이들이 머물 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종 원조교제인 ‘파파가츠’도 성행하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남성이 젊은 여성과 데이트를 하면서 스폰서 역할을 하는데 이 때 남성들을 ‘아빠’라고 지칭하는 것이다.

11살 초등학생 2명은 한 유튜브에 출연해 “파파가츠를 해서 숙박비를 (마련했다)”라고 답해 충격을 안겼다. 가나가와현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이 만남사이트에 원조교제를 희망하는 게시물을 올린 게 밝혀져 논란이 됐다.

그러나 일본 당국의 적극적인 해결 의지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타인의 일에 간섭하지 않고 정해진 일만 하려고 하는 일본 사회의 특성상 ‘집으로 돌아갑시다’라고 적힌 전광판 트럭을 신주쿠 주변을 순회하게 하는 수준이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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